◎미와 정상회담때 문화소개 치중/활달한 힐러리여사와 극히 대조 클린턴미국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을 계기로 양국정상의 외교대결 못지않게 백악관과 크렘린 안주인간의 내조대결에도 관심이 쏠리고있다.
힐러리여사가 「백악관의 실세」로 통할 만큼 밖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있는 데 반해 나이나여사는 매스컴에 좀처럼 얼굴을 내밀지 않는 극히 대조적인 생활을 하고있다.
나이나는 이번 회담기간중 힐러리여사에게 러시아의 음악과 미술, 특히 19세기 러시아 거장들의 작품을 소개할 계획이다. 또한 모스크바 메디컬센터의 새의료시설을 보여주는 안방외교를 펼친다. 힐러리가 모스크바인들이 열악한 의료시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을 전해듣고 모스크바 주재 미대사관을 통해 컨테이너 40대분의 의료장비와 4백만달러어치의 물품을 메디컬센터에 전달한 사실을 크게 의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갈색머리에 광대뼈가 약간 튀어나온 전형적인 러시아여성인 그는 사회활동에 앞장서기보다는 남편의 뒷바라지에 더 정성을 기울이는 현모양처형 퍼스트레이디다.
그는 『나는 퍼스트레이디가 아니라 대통령의 아내일뿐이다. 사람들이 나를 영부인이라고 부를때마다 오싹해진다』고 말할 정도다. 그점에서 화려하고 세련된 의상에 매스컴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는 힐러리와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그의 출신도 서방의 여느 영부인과는 다르다.
그는 우랄공과 대학 2학년시절 동급생인 남편을 처음 만나 모스크바로 오기전까지 29년간 고향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수로기사로 일했다. 7년전 모스크바로 옮겨와 지금까지 모스크바 중심가에 있는 방4개짜리 아파트에서 맏딸과 사위 손자등 다섯식구가 함께 살만큼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다.
값싸고 수수한 옷을 즐겨입는 그는 남편과 공식적인 행사에 참석하거나 해외 여행을 하는 것외에 지금도 손수 요리하고 손주를 돌보며 시장을 보는등 집안살림을 도맡아 한다.
그에게 지난 30여년간의 결혼생활가운데 가장 어려웠던 시기는 지난해 10월 보수파의회를 무력진압하던 때였다. 그는 남편의 공격명령이 러시아를 위해 한 일이라는 것을 믿지만 남편이 또다시 대통령에 출마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개인적으로 남편이 단지 평범한 남자이기를 더 원한다』는 것때문이다.【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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