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한많은 가족사 풀어냈죠”/밝고 따뜻하게 그려… 이미지 변신 『한국인들이 간직한 한 많은 가족사를 소설화해보고 싶었습니다. 아주 가까운 사람에게도 드러내기 꺼려지는 이야기이지만 소설로써 모든것을 풀어볼 생각이었습니다』
80년 광주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어두운 정서를 그리는 데 열정을 기울여 온 림철우씨(40)가 명랑하고 천진스런 장편소설 「등대 아래서 휘파람」(한양출판간)으로 또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남도의 외딴 섬 낙일도에서 광주로 이사한 철이가 경험해야 했던 가난과 고독을 통해 작가의 소년시절을 회고하고 있는 이 작품은 연작소설 형태로 된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딴 살림을 차리고 처자식을 돌보지 않는 아버지와 끼니를 걱정할 정도의 가난이 철이를 기다리고 있지만 예술을 좋아하는 고오목양, 노래를 잘 부르는 양심이 누나, 고샅을 메우는 어린애들의 훤소 속에서 새로운 도시 생활에 적응해간다.
전학온지 이틀만에 담임선생님한테 피가 나올 정도로 얻어맞고 정신박약인 은매누나가 죽고 어머니마저 죽는 고통과 수난이 뒤따르지만 그 우울한 기억들이 자기성찰의 거름이 되어 당당한 시인으로 성장하는 이야기이다.
『재미있다는 말이 제일 반갑게 느껴집니다. 지난 시절의 우울한 얘기일 수 있지만 밝고 따뜻하게 그리고 싶었습니다』
익살스럽기조차 한 문장과 모처럼 사회 문제를 비껴간 소재등이 이전의 림철우소설과는 많이 다르다. 그는 『그렇지만 내 정서의 가장 깊은 바탕을 소설화한 것이다. 이 점에서 이전의 내 소설과 통할것』이라고 말했다.
8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개도둑」이 당선되면서 등단한 그는 「붉은 산, 흰새」 「그리운 남쪽」등의 비중있는 작품을 발표함으로써 80년대의 가장 중요한 소설가중 한 명으로 위치를 굳혔다. 84년에는 등단한지 3년만에 「아버지의 땅」으로 한국일보 문학상을 받기도 했다.【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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