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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노씨,김 대통령 화해 주문에 긍정적/청와대 만남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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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노씨,김 대통령 화해 주문에 긍정적/청와대 만남 이모저모

입력
1994.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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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 회동」후 2∼3차례 등두드려 눈길 김영삼대통령이 10일 전직대통령들을 초청하여 이뤄진 청와대오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노태우전대통령이 예정시각보다 5분빠른 상오11시 55분에 도착한후 최규하 전두환전대통령이 차례로 예정시각보다 약간 앞서 도착했다. 이날 3명의 전직대통령들이 타고온 차량은 모두 제각각이었는데 최전대통령은 로얄슈퍼살롱, 전전대통령은 포텐셔, 노전대통령은 뉴그랜저승용차를 이용했다.

 ○…3명의 전직대통령들은 청와대현관앞에 나와있던 박관용비서실장과 이원종정무수석의 영접을 받았으며 노전대통령이 제일 먼저 박비서실장의 안내로 본관2층의 대통령접견실로 올라오자 김영삼대통령은 접견실안에서 문입구까지 나와 『어서오십시오』라고 반갑게 인사. 김대통령이 노전대통령에게 『건강은 좋으시죠. 이제 10개월 됐는데 10년은 된 것같습니다』라고 말을 건넸고 노전대통령도 『겨울답지않게 봄날씨처럼 오늘 날씨가 좋습니다』며 화답했다.

 ○…노전대통령에 이어 최전대통령도 접견실로 들어와 김대통령의 인사를 받으며 자리에 앉았고 마지막으로 11시59분에 전전대통령이 들어왔는데 전전대통령은 김대통령 및 최전대통령과 서로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인사말을 건넸으나 노전대통령에겐 『오랜만입니다』라고만 인사했고 노전대통령도 전전대통령에게 같은 말로 답례했다.

 ○…접견실에선 김대통령 오른쪽엔 최·노전대통령순으로, 왼쪽엔 전전대통령이 앉아 녹차를 들며 약 5분간 주로 조깅과 건강문제를 놓고 환담을 나눴다.

 다음은 접견실에서의 대화록.

 ▲대통령=세분 모두 건강해 보이십니다.

 ▲전(창밖을 둘러보며)=오랜만에 오니 청와대방향도 몰라보겠습니다. 전에 내가 살던 집은 없어지고 산이 되었습니다. 집은 참 잘지었습니다.

 ▲대통령=그곳은 없애고 산으로 복원했지만 기록으론 모두 보관돼있습니다.

 ▲전=국정에 바쁘실텐데 초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대통령께선 대통령으로서 새로운 「대통령문화」를 만들고계십니다.

 ▲대통령=등산은 자주 하십니까?

 ▲전=일주일에 한 번 합니다.

 ▲대통령=정기적으로 하시는군요.

 ▲노=김대통령은 매일 조깅을 하지않습니까.

 ▲대통령=매일 5시면 조깅을 합니다.30년간 해와 습관이 됐습니다.

 ▲최=얼마나 많이 뛰세요?

 ▲대통령=4뜁니다.

 ▲전=내가 군에 있을땐 10씩은 뛰었죠. 제일 앞장서서 일주일에 두번씩은 꼭 뛰었습니다.

 ▲대통령=조깅이 습관이 됐습니다. 피곤해도 조깅하면 피로가 풀립니다.

 ▲전=대통령의 건강은 나라의 건강입니다. 김대통령이 미국가셨을때도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대통령=미국에서도 5시면 틀림없이 조깅을 했습니다. 미국경호원들이 새벽3시면 조깅코스에 개를 데리고 사전답사하느라 고생했을 겁니다.

 ▲노=건강을 과신하지마십시오.미국의 부시전대통령도 과로했던지 쓰러지지않았습니까.

 ▲대통령=30년 습관이 돼서 안하면(조깅) 오히려 이상합니다.

 ○…이날 식사는 백악실에서 12시5분에 시작해 배석자없이 2시6분까지 두시간동안 진행. 점심메뉴는 청와대의 단골메뉴인 칼국수에 배추김치와 갓김치가 전부로 식사전후에 녹차가 제공됐었다. 점심식사 테이블은 원탁으로 김대통령의 맞은 편에 최전대통령이, 오른쪽에 전전대통령, 왼쪽에 노전대통령이 각각 앉아 전·노 두전직대통령이 6공출범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마주앉은 자리가 된셈이다.

 이날 회동말미에 김대통령은 전·노전대통령에게『두분의 사이가 좋지않은 것에 대해 말이 많은데 화해하는게 어떻겠느냐』고 물었고 두전직대통령도 이에 긍정적으로 답했다고 주돈식공보수석이 전했다.

 ○…회동을 마친뒤 김대통령은 2층에서 1층 현관앞까지 내려와 배웅했으며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는 과정에서 전전대통령이 노전대통령의 등을 2∼3차례 두드리기도 했는데 노전대통령도 전전대통령의 등을 같이 두드려 눈길. 

 ○…전전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현관에 내리지마자 영접나와있던 박비서실장등 청와대인사들에게 『오랜만에 와보니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며 6년만에 다시 와보는 청와대에 대한 감회를 간접적으로 피력했는데 똑같은 말을 접견실에서도 반복해 감회가 남같지않음을 시사. 이날 전전대통령은 회담이 끝난뒤 실제로 박비서실장, 박영환공보비서관의 안내를 받아 헐려진 구본관터를 감회에 젖은듯 돌아보기도 했다.【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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