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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잡한 현·전 대통령 대좌(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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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잡한 현·전 대통령 대좌(사설)

입력
1994.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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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삼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씨등 전직대통령을 초청, 국정운영 전반에 관해 기탄없이 의견을 나눈 것은 흐뭇한 일임에 틀림없다. 특히 현대통령이 앞으로도 계속 추진해 나갈 변화와 개혁정책의 취지와 당위성을 설명한데 대해 전직대통령들이 전폭적인 공감을 표시하고 협조를 다짐함으로써 국민에게 단합의 모습을 보인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 하겠다. 그러나 모처럼 성사된 이날의 회동을 지켜보는 우리의 심회는 결코 편안하지 만은않다. 그것은 첫째 정상적인 민주국가라면 너무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대좌임에도 마치 불가능한 모임이라도 이뤄진 것처럼 조금 지나치게 예고됐다는 점이다. 미국의 경우 중대한 국가적 현안에 대해 중지와 협조가 필요한 때나 국가적 축제 때 현전직 대통령의 회동이 관례처럼 되어 있음은 잘 알려져 있다. 작년가을 클린턴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의 의회비준에 따른 협조를 얻기 위해 백악관에서 닉슨  포드  카터  부시등 전직대통령을 초청, 단합을 과시한 바 있다.

 미국뿐인가. 일본에서도 후쿠다(복전)  스즈키(영목)  나카소네(중증근)  가이후(해부)  미야자와(궁택)등의 력대총리가, 영국에서는 윌슨  히드  캘러헌  대처등 전직총리등이 현총리의 초청으로 수시로 만나 정치적 입장을 떠나 국정추진에 힘을 모아오고 있는 것이다.

 다음 참석자중 전·노 두 전대통령은 과연 역사앞에 떳떳하다고 생각하고 있는가 하는 의문과 함께 이들을 보는 국민의 시각이 결코 곱지 않다는 점이다.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김대통령이 말한대로 이들이 「쿠데타적 사건」인 12·12를 일으켰던 장본인이고 더욱이 재임중의 「평화의댐 건설」과 율곡사업 비리의 의혹을 사고 있는 터에 청와대초청으로 혹시나 정치적인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지않나 하는 것이다. 청와대측은 「역사의 심판」과 오찬초청은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지만 아직도 사과 한마디 없이 「정당한 일」이라고 강변하는 이들이 국가의 원로로서 존경과 예우를 받기를 원한다면 깊이 자성해야할 것이다. 끝으로 전·노씨가 퇴임후 이른바 5공비리청산등에 따른 배신여부로 끊임없는 불화를 일으켜 국민에게 걱정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민주주의의 최대 장점은 최고통치권자가 임기를 마치고 평화적으로 권력을 이양한 후 국민들의 존경을 받으며 비정치적 분야에서 조용히 나라에 봉사하며 현직대통령의 초청으로 수시로 만나 국가경영 전반에 관해 의견을 나누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이것이 불가능했던 것은 잇단 정변에 의한 헌정 중단으로 평화적인 정권교체의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5공때 당시 전대통령이 윤보선 최규하 두 전대통령을 초청한 예가 있으나 정통성과 합법성이 결여된 정권이어서 의미가 없었다 하겠다.

 따라서 이번 김대통령에 의한 현전직의 회동은 문민정부 회복후 처음의 일이라는 점에서 의의는 더욱 각별하다 하겠다. 이런 모임은 자주 가질수록 바람직하지만 일부 문제있는 전직대통령들도 스스로 의혹을 해명하여 존경받는 몸가짐을 갖추는데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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