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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소요」 협상통해 해결하라(세계의 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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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소요」 협상통해 해결하라(세계의 조류)

입력
1994.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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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는 9천2백만명이상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거대한 국가이다. 이는 서반구를 통틀어 3번째에 달하는 규모이다. 게다가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출범과 함께 대대적인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강력한 경제적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 멕시코 남단지역인 치아파스를 휩쓰는 소요사태와 그에 대한 대응과정은 이 나라의 그같은 이미지와는 다소 걸맞지 않아 보이는것이 사실이다.

 일견 유사하게 보일수 있으나 멕시코 치아파스지역의 소요사태는 인접한 과테말라나 엘살바도르, 니카라과같은 국가의 게릴라활동과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 이들 나라들에 있어서는 반란이나 소요따위가 실제로 대단히 위협적인 상황으로 여겨질수 있다. 지리적으로 또는 인구규모로 보아도 멕시코에 비해 워낙 작은 국가들이기 때문이다.

 엘살바도르를 예로 들자면 인구가 고작 5백60만명정도에 불과하다. 면적도 아주 협소해서 모종의 사태가 국경부근에서 발생한다해도 이는 곧 이나라 수도인 산살바도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세계 최대도시인 멕시코시티는 대대적인 침공작전이 있지 않는한 웬만한 지역소요따위에는 영향을 받지 않게 되어 있다.

 따라서 치아파스의 사파티스타해방군 게릴라에 의한 이번 소요사태는 비교적 쉽게 대처해낼만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때 사태의 초기단계에서 멕시코정부가 소요지역에 무차별 폭격과 기총소사를 감행한것은 통탄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멕시코정부는 지역주민전체를 범죄자시하는 대응은 마땅히 피해야 한다. 원주민의 대부분은 무고한 방관자에 지나지 않으며 그렇게 대해야 한다. 그들을 보호하는 일이야말로 게릴라를 샅샅이 체포하는 일보다 훨씬 중요하다.

 평화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은 협상밖에는 없다. 우리는 최근 카를로스 살리나스대통령이 기꺼이 협상에 나서겠다고 한 선언을 적극 지지한다. 아직까지 사파티스타 게릴라지도부는 협상을 받아들일 움직임은 보이지는 않고 있다. 아마도 지도부의 정체가 드러나는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일것이다.

 살리나스행정부는 어쨌든 협상을 통해 상대를 파악하게 될것이다. 또 멕시코정부는 사무엘 루이스주교같은 성실한 인물들이 협상테이블에 앉는것을 막지 말아야 한다. 루이스주교는 정부측에서 볼때 호감이 가는 인물은 아니지만 평화를 위해서는 한두가지 이상의 과감한 제스처가 필요한 법이다.

 이번 소요사태는 본질적으로 멕시코 국내문제이지만 게릴라지도자들이 과테말라에서 훈련받았을 가능성이 높고 과테말라 난민이나 국경의 국제마약밀매단도 개입됐을것으로 보아 과테말라측과의 협의도 필요할것이다.

  덧붙여 지적하자면 국제마약상들이 농민들을 악용하는 문제는 이번 소요지역인 치아파스뿐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구상의 격리된 열대지역 어디서나 무고한 농민들은 마약밀매의 희생자들이다. 치아파스사태를 다루는데 있어서도 이 문제는 함께 고려되어야 할것이다.

 결론적으로 여러 상황을 종합해볼때 이번 소요사태의 진압은 그다지 어렵지않을것이다. 다만 전면적인 탄압 내지 봉쇄조치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같은 조치는 분쟁을 확산시키는 효과만을 낳게될것이며 이는 어느 누구도 원하는 바가 아니다.

 멕시코는 현재 활성화된 다당정치 체제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그것은 이번 사태와 같은 혁명기도가 아닌 평소의 개혁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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