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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훈/“이번엔 반드시 이긴다”(월요 바둑산책)

입력
1994.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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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바야시에 8년만의 설욕 “투혼”/일기성전,12일 첫격돌/“진정한 정상대결” 자신 새해 벽두부터 한국과 일본 바둑계가 흥분하고 있다.

 94년 1월을 맞아 한국에서는 조훈현 9단과 이창호 6단이 기성전과 기왕전 대왕전등 3개기전 도전기에서 격돌, 모두 17번기를 치르며 일본에서는 조치훈 9단과 고바야시(소림광일) 9단이 12일부터 일본 최대기전인 기성전에서 맞붙는다.

 특히 조치훈 9단의 기성전 도전은 8년전인 지난 86년 그 유명한 휠체어대국으로 고바야시에게 타이틀을 넘겨준지 8년만에 처음으로 맞이하는 설욕의 기회라는 점에서 힌국과 일본바둑계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치훈과 고바야시는 같은 기다니도장 문하생으로 입단 당시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해온 영원한 라이벌.

 또한 조치훈은 지금까지 자신이 도전했던 거의 모든 타이틀전에서 승리한 「공격형」기사인데 반해 고바야시는 반대로 한번 차지한 타이틀을 절대로 놓치지 않는 「방어형」기사여서 과연 세기의 「창」과 「방패」의 대결이 어떻게 끝날지 흥미롭다. 실제로 고바야시는 조 9단에게 86년 기성타이틀을 차지한 이후 지금까지 8연패를 했으며 명인과 기성은 각각 6연패를 하고 있다. 하지만 홍인보전에서는 지난 3년간 연속해서 조 9단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모두 역전패를 당하기도 했다.

 조 9단과 고바야시는 지금까지 똑같이 38개의 타이틀을 획득, 사카다(64개) 오타케(41개)에 이어 공동 3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번 기성전의 승부결과에 따라 타이틀 획득랭킹도 바뀌게 된다. 두 기사의 통산전적은 42승 44패로 조 9단이 약간 밀리나 최근의 승부는 조 9단이 앞서 있다.

 8년만에 도전무대에 등장한 조 9단은 최근 일본 바둑전문주간지 「기」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반드시 이긴다』는 강한 투혼을 괴시했다. 조 9단의 임전소감을 요약 소개한다.

 ―그동안 세차례나 마지막 도전자 결정전에서 실패했었는데….

 ▲특히 92년의 야마시로 9단에게 패한 것이 가장 아쉽다. 2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기억이 생생하다. 때가 무르익지 않았던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면 이제는 때가 익었다는 말인가.

 ▲물론. 이번 가토와의 도전자 결정전에서 비록 바둑내용은 좋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내가 이긴다는 생각이 강했다. 이같이 강한 정신상태가 최근에 지속되고 있다.

 ―그동안 고바야시 9단에게 홍인보전 도전기에서 3년 내리 승리했는데.

 ▲고바야시는 이미 기성 명인등 2대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홍인보 도전기때는 다소 마음을 늦출 수가 있었을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어떻게.

 ▲이제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정상대결이다. 제1인자에게 한 수배운다는 생각따위는 없다.

 ―매우 공격적으로 들리는데….

 ▲이번에는 반드시 이긴다. 실제로는 질지도 모르지만 승산은 나에게 있다.

 ―정말 멋진 승부가 기대된다.

 ▲오랜만에 갖는 도전기이긴 하지만 마음은 차분하다. 정신적으로 충실해져 있다는 느낌이 든다.

 ―8년동안에 달라진것이 있는가.

 ▲그것은 고바야시도 마찬가지일것이다. 어쨌든 이제 진정한 승부의 날을 맞은것이다. 【박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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