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문제지와 유사한문제 있으면 제소”/계약무시하고 4개대고사 출판도 강행 연세대등 4개 대학의 대학별고사문제 독점출판권 계약파문이 법적 문제뿐만 아니라 대학의 도덕성시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2백20여개 초중고 학습교재출판사의 모임인 학습자료협회(회장 림홍조·55)는 7일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등 4개 대학이 도서출판 미래사(대표 김준묵·38)와 대학별고사문제 독점판권계약을 맺자 철회를 요구하며 이들 대학의 대학별고사문제중 시중에 유통되고 있거나 과거에 사용된 참고서 및 문제지, 교과서의 예상문제와 유사한게 있는지 여부를 가려내 결과에 따라 4개 대학을 상대로 저작권침해책임을 묻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아직 대학별고사를 치르지 않은 포항공대와 한성대가 지난해 12월 저작권법상 유일하게 문예·학술분야에 관한 저작권보호 신탁업무허가를 받은 비영리단체인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회장 김정흠전고려대교수)에 대학별고사의 저작권보호신탁을 위임한 사실이 밝혀져 사태추이가 주목된다.
학습자료협회 김철식사무국장(55)은 『저작권을 보호받으려면 독창성과 창의성이 인정돼야 하는데 대학별고사문제는 대학입시제도가 생긴 이래 고교교육과정에 사용된 교과서와 학습참고서가 다룬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과거 본고사시절의 문제와 참고서에 실렸던 각 지문 문제, 이번의 대학별고사문제를 15일까지 비교분석, 상당한 유사성이 인정되면 이사회를 열어 소송제기문제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습자료협회는 또 4개 대학의 출판권계약을 무시하고 4개 대학의 대학별고사문제를 각 출판사들이 출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0월 서울민사지법 합의12부(재판장 심명수부장판사)는 토플시험을 주관하는 미에듀케이셔널 테스팅 서비스사가 국내 출판업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토플시험문제 무단전재행위는 저작권침해』라고 원고승소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미국저작권당국에 등록된 시험문제를 무단복제, 판매, 반포한것은 위법한 행위』라며 『시험을 치르는 자체가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아닌 공표행위에 속한다는 피고측의 주장은 이유없다』고 밝혔다.
서울민사지법의 한 판사는 『미국과 일본의 문제지도 국내에서 저작권이 보호되는 마당에 국내사립대 본고사문제의 독점저작권을 인정하지 않을 근거는 희박하다』고 말했다.【황상진·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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