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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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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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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민주당의 요구에 따라 공개한 작년도 지정기탁금의 향방을 보면 1백% 여당 독점이다. 1백71건 1백99억원이 몽땅 민자당에 기탁된 것이다. 92년은 좀 덜한 편이었다. 민자당이 1백76건에 1백74억4천만원, 민주당은 2건에 1백65만원, 국민당이 2건에 1백65만원, 새한국당 1건에 1백53만원의 분포를 보였다. ◆그러나 91년과 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1백46건 1백88억6천여만원과 1백88건 1백74억3천여만원 전액이 여당몫이었다. 정치자금의 기탁제도에 관한한 완벽한 여당편중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야당이 발끈하고 반발할수밖에 없는 사정을 이해할만하다. ◆문민시대가 왔다고 아무리 큰소리로 떠들어보았자 정치자금 기탁자의 의식구조는 옛날 그대로 불변임을 엿볼수 있다. 그렇다고 여당만 골라 돈을 내는 그들을 탓할수만은 없다. 그들에게 불이익을 무릅쓰고 야당을 도와주라고 강권할수도 없다. ◆개탄의 대상을 찾는다면 아직도 흑백논리의 노예가 되어있는 사회풍조가 될수밖에 없다. 여당을 도와주면 반대급부의 이익을 기대할수 있으나 야당에 돈을 주면 보복밖에 돌아 올게 없다는 풍조가 아직도 건재하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권위주의시대의 잔재가 뿌리깊게 남아있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문민정권이 들어선 이래 과거처럼 여당이 야당을 못살게 굴고 탄압하는 사례가 있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그렇지만 정치자금 기탁과 관련해 나타나는 야당소외현상이 여전하다는 현실은 직시할 필요가 있다. 여당보고 야당 육성하라는 요구까지 할수야 없겠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마음대로 선택해서 후원할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노력해달라는 주문은 할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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