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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경쟁” 위기감속 자구책/서울대 자연과학대 백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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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경쟁” 위기감속 자구책/서울대 자연과학대 백서 의미

입력
1994.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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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분야 후진성 숨김없이 공개/기초과학 육성 여건개선 강조 서울대 자연과학대가 8일 발표한 백서는 대학의 솔직한 자기반성과 기초과학발전을 위한 방향등을 담고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국제경쟁력 제고가 절실한 시점에서 나온 이 백서는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인 서울대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밝히고있다.

 1년여의 준비끝에 마련된 이번 백서는 먼저 서울대 자연대의 후진성을 숨김없이 공개한뒤 ▲독자적이고 창의적인 자체 기술의 개발없이는 기술보호주의의 벽을 넘을수 없고 ▲기초과학의 육성만이 난국을 이겨낼수 있다는 인식을 깔고 있다.

 서울대는 백서에서 전략적 산업기술개발을 위해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말아야하며 기술모방만 하는 시행착오를 지양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백서는 이를 위해 국가적지원체제의 확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백서는 서울대 자연대를 비롯, 우리나라 기초과학교육환경이 선진 각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있다고 통렬히 지적하고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치 않고서는 결코 과학진흥을 기대할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백서에 의하면 서울대 자연대 전체 실험기자재 도입금액이 미국 대학의 1개 학과보다 적으며 교수 1인당 연구비도 미국의 5분의 1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서울대에는 1백50명이 넘는 대형강좌가 24개나 되며 학생들이 서서 강의를 듣는 일까지 빚어지고 있다. 대학원생의 13.5%는 실험실 천장에서 비가 떨어지는 경험을 했다고 응답할 정도로 연구공간이 노후화 돼있다. 교수 대학생의 비율도 1대 27로 동경대의 1대 10에 크게 뒤처져 있다. 서울대 자연대 교수의 연평균 논문발표건수는 0.9편으로 국제수준(캘리포니아공과대 6.6편, 프린스턴대 3.5편)에 크게 미흡하다.

 백서는 또 교육과 연구지원을 위한 현재의 대학  행정조직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바뀌어야 함을 지적했다. 학과가 너무 세분화되어 편협한 전공지식이 강요되고 교육은 하향평준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학부학생의 졸업학점도 너무 많아 심도있는 교육을 가로막고 있을뿐아니라 대학원신입생 선발이 지나치게 경직돼 있는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를 해결하기위해서는 ▲현행 11개학과를 5개 학부로 통합하고 ▲대학원의 일정비율 무시험 전형 ▲대학원 과정에서의 외국어시험(4회)횟수감축등을 건의하고있다. 이와 함께 백서는 대학인 스스로의 무사안일함과 방관적인 자세를 버릴것을 다짐하고 있다. 저절로 교수의 자리까지 올라가는 현행 교수의 인사제도를 고쳐 교수의 임용, 승진, 정년보장제의 평가방식에서 경쟁의 원리가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수의 업적평가관리가 엄격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서는 이 모든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적어도 1백50명의 기초과학교수가 충원되고 기초과학 실험장비 구입 및 유지비가 연간 95억원이 지원돼야 할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국가의 대표적인 기초과학종합연구기관으로서의 거점연구소를 활성화하고 기업과 특정연구과제를 공동수행하는 산학협동이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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