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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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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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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언자를 우리나라에선 이인이라 하여 천하만사를 다 아는 줄로 믿었다」 국문학자인 가람 이병기선생의 말이다. 서양의 키케로는 예언에 관해 냉소적이었다. 「점쟁이 두사람이 얼굴을 맞대면 서로 웃음을 터뜨리지 않고선 못배길것이다」 ◆새해가 밝으면 세계의 예언자들은 대목을 만난듯 한마디씩 한해의 운세를 점친다. 그 가운데 어떤 「예언」은 매우 구체적이기도 하다. 인도대륙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든가, 중국과 미국에서 대형 항공기 사고가 날것이라는 점괘도 나왔다. 그렇지만 전반적인 예언의 공통점은 94년이 힘겨운 한해가 될것이라는 것이다. 막연하지만 정치 격변과 경제 불안 그리고 물리학상의 변화가 속출하리라 내다 보고 있다. 우리의 점괘는 어떤것일까. ◆예언이나 점은 잠시의 흥미거리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일 수도 없다. 맞아도 그만, 안 맞아도 그만이다. 거기에다가 희비를 담는다면 웃음거리 밖에 안된다. 내일이나 장래는 희망을 갖고 보면 환하고 어둡게 보면 암울해진다. 그래서 새해가 되면 우리 현실과 주변에서 밝은것을 보고 싶다. 밝음이 분명 비친다면 올해의 점괘는 순탄하게 시작될것이다. ◆그런 밝음이 있다. 70대의 노부부가 평생재산인 10억대를 장학금으로 선뜻 내놓았다. 빈농출신의 할아버지는 목공이었고 할머니는 식당일등을 하면서 어렵게 돈을 모았다고 한다. 그렇게 모은 재산이 얼마나 귀하고 아까웠겠는가. 하지만 「못배운 한」을 장학금으로 풀었다. 배우지 못한 부부가 대학과 학문발전을 생각했다는것 부터가 놀랍다. ◆교육열과 교육애―. 두가지의 열정과 사랑이 보석보다 빛난다. 이러한 이웃이 있어, 세상은 살맛이 난다. 이러한 사랑이 있기에 세상은 훈훈하다. 이러한 정열이 있어 우리의 내일이 밝음을 확신하게 된다. 이런것이 새해의 운세였으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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