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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와 새관계 모색” 최대비중/클린턴,유럽 첫방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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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와 새관계 모색” 최대비중/클린턴,유럽 첫방문 의미

입력
1994.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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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개혁파 지원·극우파대처등 협의/「섹스게이트」 국내위기 타개 속셈도 빌 클린턴 미대통령이 오는 8일 취임후 첫 유럽나들이를 떠난다.

 빌 클린턴은 10일간 브뤼셀 프라하 모스크바 민스크 제네바등 5개국 주요도시를 순방하며 ▲탈냉전후 동유럽과의 새로운 관계모색 ▲러시아 총선이후 미―러시아 공조체제 ▲중동평화회담 돌파구 마련등 주요 외교과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그의 유럽순방의 가장 큰 비중은 아무래도 10∼11일 양일간 첫기착지인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정상회담에 실릴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나토정상회담에 임하는 미국의 입장을 나토의 위상과 역할및 구바르샤바조약기구 회원국들과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는등 긴밀한 관계유지에 힘쓰되 이들국가의 나토편입에는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냉전종식에도 불구하고 동구권에 대한 러시아의 기득권을 인정해주려는 일종의 「묵계」로 보이며 클린턴의 방문은 이같은 묵계에 도장을 찍어주는 수순으로 풀이되고 있다.

 때문에 폴란드 헝가리 체코등 과거 러시아 팽창주의에 컴플렉스를 느끼는 나라들은 클린턴의 이번 순방을 곱지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동구권에 대한 옛 소련의 영향력을 또다시 인정해주는 「신얄타협정」을 체결하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클린턴은 이런 비난을 의식한 탓인지 나토정상회담후 곧바로 프라하를 방문해 미국의 새로운 동구권구상을 체코측에 설명할 예정이다. 그러나 그의 해명이 이들국가의 우려를 얼마나 불식시킬지는 미지수이다.

 이번 클린턴 외교의 또다른 목적은 보리스 옐친대통령등 러시아 개혁파에 대한 지지과시로 풀이되고 있다. 12일부터 4일간이나 계속되는 모스크바 장기체류일정이 러시아 개혁파에 대한 그의 외교적 지원의 비중을 말해준다.

 그는 러시아 방문동안 옐친과 두번째 정상회담을 갖고 12·12총선으로 급격히 부상한 극우민족주의세력에 대한 대처방안과 경제지원문제등 양국 당면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모스크바방문은 총선이후 새로 구성된 러시아의회 소집일자를 전후해 이뤄진다. 이때문에 한때 러시아 극우파 기수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자민당당수와 클린턴과의 조우에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그는 개혁파에 대한 지지를 확고하게 표명하는 뜻에서 지리노프스키와는 만나지 않겠다고 말해 옐친파에 대한 지지의사를 분명히 했다.

 클린턴이 이번 순방길에 가지고 가는 또하나의 외교보따리는 중동평화회담건이다. 그는 16일 귀국에 앞서 제네바에서 아사드 시리아대통령을 만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정등을 포함한 중동평화회담의 포괄적인 돌파구 마련에 노력할 예정이다.

 이번 유럽순방은 오래전에 예정된 행사이다. 그러나 이른바 「섹스게이트」와 부동산투기의혹을 받고있는 클린턴은 이를 자신의 정치적 위기 타개에 유용한 카드로 삼으려 할 게 분명하다.【김영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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