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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최초의 극영화 논쟁/「월하의 맹세」 「국경」 「과거의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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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최초의 극영화 논쟁/「월하의 맹세」 「국경」 「과거의죄」

입력
1994.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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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 3인3색… 갈수록 관심 우리나라 최초의 극영화가 무엇인가를 둘러싸고 이영일 김종원 조희문씨등 3인의 영화평론가가 논쟁을 벌여 연초 영화계의 관심을 끌고있다.

 92년초까지 한국영화사의 최초 극영화는 1923년4월 윤백남감독이 발표한 「월하의 맹세」라는게 정설이었다. 그러나 92년8월 영화평론가 조희문씨가 그의 영화학박사학위논문「초창기 한국영화사 연구」에서 1923년1월 단성사에서 상영된 「국경」이 최초의 극영화라고 주장, 한국영화사의 수정론이 대두됐다.

 조씨는 논문에서 『1923년1월11일자 일간신문광고와 13일자 기사에「국경」을 상영한다는 예고가 실린데 이어 1월15일자에 극장사정으로 상영 하루만에 중단한다는 기사가 실린 점등으로 미루어 볼 때 「국경」이 최초의 극영화』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영일씨는 자신이 「한국영화전사」(69년)에서 밝힌 「월하의 맹세」가 최초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씨는 「영화」지 93년11월호에서「국경」이 전10권짜리 대작인 점이 초기 우리영화의 제작현실로 볼 때 불가능하며 영화관련광고나 기사에 영화의 내용은 물론 감독이나 배우이름이 전혀 명기돼있지 않고 영화계원로들이 한결같이 이 작품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증언한점을 들어 「국경」이 실존영화가 아닐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종원씨는 「국경」의 실재에는 동의하나 최초의 한국영화는 이보다 6년 앞서 황금관에서 개봉된 「과거의 죄」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예술원주최로 열린 국제예술심포지엄에서 경성일보 연재소설인 「과거의 죄」가 영화로 상영돼 성황을 빚었다고 보도한 매일신보 1917년6월5일자 기사를 근거로 제시, 이씨와 조씨의 주장에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조씨는 당시의 기사를 분석해볼 때 「과거의 죄」가 일본영화일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같은 평론가간의 논쟁은 초기 한국영화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어 영화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당시의 신문자료에만 의존하고 있으며 그나마 경성일보등 일부신문은 구할수도 없다는 자료확보상의 한계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자료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주장이 계속 제기된다는 점에서 한국영화사 연구에 자극제가 될것으로 보고 있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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