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거래 정상화로 수출증대/가트 가입시기 더욱 앞당길듯 중국은 새해부터 환율을 단일화시켜 자유시장경제를 향한 새로운 발판을 마련했다. 구랍29일 중국인민은행이 단일변동환율제의 실시방침을 예고하고 1일부터 1달러당 인민폐를 8.8원으로 공시, 첫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조치의 골자는 시장환율에 따른 단일변동환율제의 도입. 기존의 2중환율제도를 폐지하고 환율체계를 수급에 따라 조절되는 시장경제원리에 맡기겠다는것이다. 이에따라 외국인이 사용하는 외회태환권(FEC)과 내국인용의 인민폐(RMB)등 2중의 외환형태는 단일화폐인 인민폐만으로 존재하게 된다. 물론 외환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이 발표하는 공식환율과 시장가격인 외회조제시장환율의 이중환율체계도 중국 전역의 외환교역소에서 거래된 시장가격을 평균해 매일 공시하는 단일 변동환율로 대치된다.
중국의 이번 결정의 배경은 발표시기등으로 미루어 관세무역일반협정(가트) 가입을 겨냥한 포석임이 확실하다. 오의대외무역경제합작부장은 29일 발표 당일 회견에서 『이번 조치는 가트가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것』이라며 이같은 의도를 굳이 숨기지 않았다. 오부장은 또 향후 행정규제·기업제도·무역분쟁조정·무역투명성제고등 무역환경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후속조처를 단행할것임을 밝혀 가트가입에 대비한 대외적 유화제스처를 잊지 않았다.
중국이 이처럼 내놓고 가트가입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것은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타결로 인한 경제의 개방화·세계화추세에 동참하지 않을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반영한다. 가트창설 멤버였으나 공산정권수립으로 가트를 탈퇴했던 중국은 86년 가트재가입을 신청한 이래 가입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을 계속해왔다. 올해초 5년내 환율단일화를 실시한다는 방침을 이미 굳혔고 지난11월의 3중전회와 12월의 전국경제공작회의등을 통해 시장경제로의 전면개혁을 결정했다. 가트가입을 위한 전반적인 분위기는 무르익었고 다만 UR타결로 시기가 앞당겨졌을 뿐이다.
물론 의도적으로 가트의 가입을 겨냥한것이라 할지라도 환율단일화조치가 갖는 의미가 줄어드는것은 아니다. 결과론적 시각에서 시장경제로의 전면적인 이행을 촉진하는 견인차의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중국의 입장에서 환율단일화는 수출증대효과로 연결될 수 있으며 대외거래를 정상화, 무역활성화의 돌파구를 마련한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해마다 급증하는 중국의 경제규모를 감안할때 대외경제의 틀을 국제관행에 맞춘다는것은 중국의 시장경제지향을 돌이킬 수 없는 대세로 만든다.
그러나 환율단일화의 손익계산은 두고봐야 할 듯하다. 환율단일화가 평가절하의 의미를 갖는 반면 국내경제는 물가상승에 따른 인플레가 우려되고있기 때문이다. 다만 경제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실제거래의 85%가량이 인민폐로 결제돼왔다는 이유를 들어 단일화에 따른 부작용을 가볍게 지나친다.
중국과 거래해온 외국의 입장에서도 손익은 엇갈린다. 우리 기업들을 비롯한 외국기업과 외환조절시장을 이용할 수 없었던 일반외국인들의 입장에서는 이번 조치는 긍정적인 측면이 강하다. 환율단일화는 이중통화제도로 인한 결제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암시장에서 인민폐를 바꿔써야하는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통화의 태환성이 높아지면 내수시장을 겨냥한 외국인투자는 유리해지는 반면 무역에는 다소 불리한 여건이 조성되는 측면도 예상된다.【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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