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요구 거의수용… 3단계회담 장애제거/약간의 입장차이 1월막후접촉 해소전망 북한은 지금까지 그들의 핵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극히 꺼려왔다. 이런 북한이 30일 외교부대변인을 통해 『미북양측은 3단계고위급회담을 통해 핵문제를 일괄타결하기로 합의했다』고 공식발표한 것은 북한핵문제 해결이 간신히 초읽기에 들어갔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북한의 발표는 일괄타결이란 표현과 그들이 내건 전제조건이 한미양측의 생각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지극히 긍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있다. 따라서 1월초 한번쯤 더 열릴 예정인 미북간의 막후접촉에서 이같은 「표현차이」는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렇게 될 경우 예상되는 문제해결의 일정은 ▲1월중순 미북간의 합의 종료 ▲1월하순 IAEA사찰팀 입북 ▲입북과 동시에 미북3단계고위급회담 개최일정 발표 ▲2월초 남북한 동시사찰등 핵문제해결을 위한 특사교환 준비회담개최 ▲2월 중·하순 미북 3단계회담 개최등의 순서로 이어지게 될것이란 것이다.
북한핵문제의 공식창구역할을 하고있는 외무부의 김삼훈본부대사는 이날 『이번의 북한발표는 한미양측의 요구를 원칙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하고 『스스로 이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인식으로 봐도 좋다』고 설명했다.김대사는 이어 『북한의 발표처럼 지난 29일의 미북간 뉴욕접촉에서 일괄타결에 합의한것은 아니지만 북한이 감안해야할 국내외적명분 부분을 고려한다면 그들 나름대로 해결의 수순을 밟아가고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또 이러한 분석은 한미양측의 의견조율도 충분히 거친것으로 보여져 미북3단계고위급회담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전망이다.
미국과 북한은 지난달 20일과 22일에 이어 29일에 막후접촉을 갖고 의견을 조율했다. 미국의 허바드국무부동아태담당부차관보와 북한의 허종유엔대표부부대사간에 열린 그동안의 접촉들에서 양측은 미북3단계고위급회담을 개최하기위한 전제조건들에 대해 상당부분 의견을 접근시켰으며 29일의 접촉에서 미국은 북한에대해 최후의 입장정리를 요구했었다. 이번 북한 외교부대변인의 발표는 이에대한 「화답」으로 보여지고있다.
북한의 발표는 3단계회담의 전제조건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핵사찰협상 진전과 남북대화의 재개를 받아들이겠다는 의미이다. 다만 그 모양에서 핵사찰의 경우 특별사찰이 아닌 일반 혹은 통상사찰을 받아들임으로써 북한이 국제적 「범법자」가 아닌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IAEA와 협상한다는 명분을 얻겠다는 것이다. 또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북한이 스스로의 결정에 의해 남쪽에 대화를 제의한다는 모양새를 갖추도록 해달라는 요청이 미북접촉에서 있었으며 이는 한미양측의 양해사항이기도 하다.
북한이 이번 발표에서 미국과 우리측의 요청을 비록 조건부이나마 공개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우리측의 대응도 다소 유연해질 전망이다. 특히 남북대화와 관련, 한승주장관은 최근 공식발언을 통해 『준비회담이 아니라 실질적인 특사교환이 있어야한다』고 천명했다. 이는 북한측이 성의있는 회담준비를 추진한다면 상징적인 「대화의 약속이나 담보」수준에서 미북3단계고위급회담의 빗장을 풀어 줄수있는 방안을 검토할 수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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