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핵문제해결을 위한 미·북한간의 협상이 거의 합의단계에 이름으로써 새해의 남북한관계는 김영삼대통령이 말한대로 중대한 전기를 맞게 될것이 틀림없을듯하다. 우리가 주목하는것은 새해의 남북한관계는 지난20여년간 지속해온대로 단순히 쌍무적인 상황에서의 대화의 재개가 아니라 북한과 미국내지 일본등과의 관계 개선이 이뤄지는 정세속에서 재개되는것이라는 점이다. 정부는 이런 점을 깊이 고려, 경직되고 도식적인 대북정책과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여 남북관계를 과감하게 주도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탄력적인 실천계획마련을 서둘러야 할것이다. 이것은 북핵문제가 저들의 핵곡예로 우리의 손을 떠나 국제적인 중요이슈로 부상한것처럼 북한이 남북대화와 그 진전여부도 미·일등 한반도주변 강대국의 이해등과 결부시킴으로써 이른바 평화주의및 신통일전선전략의 일환으로 밖으로부터 대남공세내지 압력을 가할 여지가 다분히있다는 얘기다. 바로 정부는 이점을 감안하여 북한은 물론 모든 국제사회를 상대로 폭넓게 북한을 끌어안고 교류협력하고 또 이끄는 방향의 대북정책을 준비, 전개해야한다. 즉 북한의 조심스런 개방을 적극 도울뿐더러 장차 파탄된 경제난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제1의 파트너는 바로 한핏줄인 남한이라는 점을 북한과 국제사회에 확신시키는 일이 긴요하다.
비록 해를 넘기게됐지만 미·북한간에 거의 의견접근을 보게된 북핵의 해법안은 북한이 새해초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의후 7개핵시설에 대한 전면 사찰을 받게되면 한미양국은 팀스피리트훈련중단을 발표하고 1개월이내에 미·북한간 3단계 고위회담의 개최일정을 밝히며 그 기간안에 특사교환을 위한 남북간의 실무회담을 개최한다는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측의 「선핵전면사찰과 특사교환, 후훈련중지와 회담일정발표의견」과 북한의 동시 일괄타결안을 한데섞어 양측의 요구를 상당부분 충족한것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제대로 이행될것인가는 지극히 미지수다. 곳곳에 북한이 또다시 약속위반을 저지를 함정이 도사리고 있는것이다. 즉 북한이 작년봄처럼 IAEA팀의 사찰활동을 갖가지 조건을 달아 제약을 가함으로써 핵투명성확인작업을 방해할여지가있고 또 특사교환을 위한 남북회담 역시 한낱 장식용으로 형식적인 진행끝에 불리할 경우 남측에 책임을 돌려 거부할 수 있는 점등이다.
이때문에 어제 이회창총리주재로 열린 통일관계 고위전략회의에서 IAEA의 전면사찰과 함께 특사교환이 완전실현되어야만 훈련중지와 3단계회담도 열수있도록해야 한다고 정부방침을 굳힌것도 그렇고 미국 역시 전면사찰과 함께 실질적인 남북회담의 진전보장을 3단계회담개최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겠다.
사실 북의 주장은 지난10여개월간의 핵노름으로 많은 것을 얻고도 습관적인 약속불리행과 불성실의 퇴로를 마련하려는 것인만큼 전면사찰과 특사를 통한 상호사찰안을 반드시 관철시켜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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