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경제권 엮어낸 “뚝심 사나이”/북남미 연결고리자처 바빠진 행보주목 카를로스 살리나스멕시코대통령은 94년을 그 누구보다 설레는 가슴으로 기다리고 있다. 그가 제창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우여곡절끝에 비준이 끝나 내년 1월1일부터 공식 발효되기 때문이다.
살리나스의 93년은 NAFTA를 위한 한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89년6월 이 협정의 창설을 제창한후 그동안 호흡을 맞춰온 미국과 캐나다의 정부수반들이 모두 교체되는 바람에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NAFTA가 미하원에서 부결될것이라는 언론보도가 계속되면서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한해를 되돌아보며 더욱 뿌듯해한다.
『멕시코는 더이상 중남미 부채국의 대명사가 아니다. NAFTA가 멕시코의 국제적 위상을 크게 바꿔놓을것이다. 내년부터 멕시코의 변신을 주목해야 할것이다』 살리나스는 이 협정이 미하원의 비준을 얻고난뒤 이렇게 호언했다.
실제로 미국 캐나다 멕시코를 단일 경제권으로 묶는 이 협정의 최대 수혜국은 멕시코가 될것이라는데 이견이 거의 없다.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 미국시장을 겨냥한 역외국가들의 멕시코에 대한 투자가 늘어 경제가 급속히 활성화된다는것이다. 멕시코 경제가 10년뒤에는 현재의 캐나다 수준으로 커질것이라는 장밋빛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살리나스대통령이 그린 청사진도 화려하다. 올해 1·1% 성장에 그친 국내총생산(GDP)을 내년에는 5·5%, 95년에는 5·3% 성장으로 끌어올리고 자동차 섬유 철강 시멘트 산업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벌써부터 포드 크라이슬러 GM등 미국자동차의 「빅3」은 물론 일본과 독일 유수의 자동차업계들이 몰려 투자러시를 이루고 있다.
88년 집권여당 제도혁명당(PRI)후보로 출마, 당시 40세의 나이로 대통령에 오른 살리나스는 재임 6개월만에 NAFTA 창설을 제창하고 여기에 그의 정치생명을 걸었다. 그로부터 4년6개월만에 인구3억7천만명, 생산규모 6조7천억달러상당의 세계최대 경제권을 엮어낸것이다.
미하버드대학 경제학박사 출신인 살리나스는 멕시코의 경제부흥을 자신하고 있다. 시간당 2·1달러라는 멕시코의 저임노동력을 미국대기업의 착취에 몰아넣고 있다는 좌파의 정치공세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침체된 멕시코경제의 역량을 회복할 때까지 미국 대기업의 자본침략 논의마저 유보해야 한다는게 그의 신념이다.
그는 앞으로 북미자유무역협정을 더욱 확대, 중남미를 포함하는 미주경제공동체창설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한국과 대만등 아시아수출국들이 멕시코투자를 환영하면서도 멕시코가 이들의 대미우회수출기지가 되는것은 거부한다.
라틴아메리카와 앵글로아메리카의 경제고리를 자처하고 나선 살리나스의 행보는 새해에 더욱 주목을 받을게 틀림없다.【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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