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5번 적발업소 겹겹 철문속 “희희낙락” 연말의 흥청거리는 술자리가 파해갈 무렵인 29일 상오 1시10분께 경찰관 1백10여명을 가득 태운 2대의 버스가 서울강남구신사동 586의1 유흥가에 도착했다. 경찰서 자체 인력에 관내 파출소에서까지 차출된 심야영업 단속반이었다. 단속반의 규모는 신사동일대의 불법영업을 일망타진할 수 있는 규모였지만 실제 표적은 올해에만 다섯번이나 적발돼 허가취소를 당하고도 막무가내로 불법영업을 하는 일반유흥음식점 「단센」 한 군데였다.
양쪽 출입구를 경찰이 에워싼 가운데 강남소방서 소방관들은 굳게 닫힌 철문을 열기위해 동력절단기를 돌리기 시작했다. 철문은 쉽게 뚫리는가 했으나 두께 1㎝이상되는 철판이 세 겹으로 덧대어져 있었다.
절단기만으로는 도저히 안되겠다고 판단한 경찰은 소방서에 특수장비지원을 요청했다. 장비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경찰은 쉬지 않고 너덧명이 돌아가며 해머로 철문을 내리쳤다. 땀이 비오듯 흘러내렸지만 철문은 요지부동이었다.
안에서는 해머소리에 박자를 맞추듯 음악소리가 흘러나왔다. 「열테면 열어라, 우리는 즐긴다」고 비아냥거리는 듯했다.
해머와 특수장비로 1시간 30분여만에 겨우 문을 연 경찰이 짧은 신음소리를 냈다. 철문이 또 있었기 때문이었다. 음악소리는 점점 더 크게 들렸고 다시 해머를 내리치는 경찰의 얼굴에는 짜증과 분노가 섞였다.
2시간만인 상오 3시10분께 경찰이 마지막 문을 뚫고 들어갔을 때 90평규모인 지하 플로어와 테이블에서는 자리를 가득 메운 20대 초반의 남녀 1백70여명이 몸을 흔들거나 술잔을 들고 있었다. 이들중에는 철문을 뚫은 경찰이 대견스럽다는듯 『브라보』를 외치는 무리도 있었다.
경찰관들은 『문민정부가 이럴 수 있느냐』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느냐』고 대드는 남녀들을 달래듯 경찰서로 데려갔다. 이날 서울강남경찰서는 단센의 업주 이희민씨(34·서울 종로구 돈의동 103의108)를 식품위생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단센은 이미 올해 2월28일, 3월9일, 9월13일, 10월13일, 12월9일등 다섯차례나 시간외 영업, 업태위반으로 적발됐었다.
경찰은 지금 심야영업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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