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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육종」 진호를 살릴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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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육종」 진호를 살릴수만 있다면…”

입력
1993.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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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국교 어린이들 600여만원 모금/수술비 턱없이 모자라 동심 “글썽” 『진호를 살리자』 골육종어린이를 살리기 위해 국민학생들과 선생님들은 몸이 달아 있다. 서울 청구국교(교장 김재교) 교사와 학생 2천1백여명은 2학년6반 김진호군(8·서울 중구 신당3동 산37)을 위해 수술비로 6백1만6천4백80원을 모았으나 자신들의 힘만으로는 어림도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진호가 골육종환자라는 사실을 안 때는 봄방학중인 올 2월초. 골목길에서 뛰어 놀던 진호가 갑자기 무릎이 아프다며 어머니 황미순씨(31)를 소리쳐 찾으면서 불행은 시작됐다. 처음엔 무릎이 삔 줄로만 알고 파스를 붙이곤 하다가 통증이 심해져 정밀검사를 받게 했던 황씨는 오른쪽 무릎에 악성골육종이 생긴 사실을 알게 됐다.

 골육종이란 골격에 생기는 악성 골종양의 일종으로 1년이내에 85%가 폐로 퍼지며 수술·화학요법을 병용해도 사망률이 60%나 되는 무서운 병이다. 진호는 상태가 안 좋아 오른쪽 대퇴부까지 절단해야만 종양이 몸으로 퍼지지 않게 막을 수 있고 수술후에도 항암치료, 발육에 따른 재수술을 계속해야 한다.

 진호의 부모는 앞이 캄캄했다. 수술이 성공하더라도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할 아들의 운명이 기막혔고 신당동 재개발지역의 3백60만원짜리 단칸 전세방에서 네 식구가 근근이 살아가는 처지에 1천만원의 수술비는 더 큰 걱정이었다.

 진호는 4월부터 휴학하고 국립의료원에서 통원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병원측은 8월에 수술을 하자고 했지만 진호의 부모는 돈이 없는데다 다리를 잘라내야 한다는 안타까움때문에 미루어왔다. 그러다가 상태가 더 악화돼 결국 새해초에 수술부터 받기로 했다.

 담임교사 김선자씨(45·여)의 가정방문을 통해 이 사정을 알게 된 청구국교 학생들은 학급회의를 열어 성금을 모았고 50여명의 교사도 적극 참여했다. 진호의 아버지는 신당동에서 꾸려오던 가게를 팔아야 했다.

 김교사는 『수줍음을 잘 타는 진호는 병석에서도 선생님을 보면 부끄러워 하기만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어떻게 해서든 자식만은 살릴 수 있다고  더 이상의 도움을 사양하며 이름조차 밝히기를 거부하는 진호의 아버지는 『수술만 잘 되면 바랄 게 없지만 아들이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라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다.【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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