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는 훌륭한 소설소재”/영국계 백인… 대자연속 토속적 삶/“인간생활의 고귀한것 묘사 노력”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윌버 스미스(63)의 「투쿠텔라의 전설」(원제·A TIME TO DIE·전3권·웅진간)이 우리말로 번역됐다. 작가는 중앙아프리카에서 태어난 영국계 백인으로 아프리카의 자연과 독특한 정치상황을 배경으로 한 작품 20여편을 써왔다. 그는 「사자먹이」「금광」 「투쿠텔라의 전설」등으로 역동적이면서도 지적인 대중소설을 개척했다. 특히「투쿠텔라의 전설」은 영국 프랑스 일본등 10여개국에서 발간돼 1백만권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소개되는 그의 작품 「투쿠텔라의 전설」의 출판에 맞춰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거주하는 그와 본보가 서면으로 인터뷰했다.【편집자주】
―데뷔작인 「사자먹이」를 비롯해 대부분의 소설은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것이다. 아프리카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프리카는 내가 유일하게 알고 있고, 관심을 갖는 주제이다. 아프리카의 동물과 사람들은 내 생활에 열정을 주고 있다.
―영국 국적을 가진 당신은 도시화된 영국에 살고 싶은 생각은 없는가.
▲나는 영국인이자 아프리카인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당신이 쓴 20여권의 책은 대부분 유럽의 인기도서가 됐다. 독자를 끌어들이는 방법이 있다면.
▲나는 이야기꾼이다. 그리고 나는 인간의 모든 행동을 묘사하려고 노력한다. 성과 폭력만을 소재로 하지는 않는다. 내 책에서 당신은 내가 진정한 사랑, 우정, 애국심, 친절, 아이들, 동물등 인간 생활의 온갖 고귀하고 가치있는것들을 발견하게 될것이다. 그것이 내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작품의 소재는 주로 어디서 찾는가.
▲나는 영감이 어디서 오는지에 대해 별로 자세하게 설명하고 싶지 않다. 한국인들은 지나치면 오히려 해롭다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있는지. ―「투쿠텔라의 전설」에서 당신은 마르크스주의자나 아프리카 원주민 그리고 반인종주의자들을 바보스럽게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묘사는 거꾸로 당신의 편견을 드러내는것은 아닌가.
▲내 정치적 입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내가 창조한 인물들이 갖는 정치적 믿음에 대해 작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한국소설을 읽어본 적이 있는가.
▲불행히도 한국을 방문한다거나 한국인을 만나고 한국 소설을 읽을 기회가 전혀 없었다.
―당신의 가족관계는.
▲27세의 아내와 살고 있다. 그는 대니얼 토머스라는 처녀때 이름으로 작가생활을 하고 있다.
―근황을 알고 싶다.
▲책 읽고, 낚시하고, 야생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것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 일하고 여행하고 책 읽는 내 인생을 최대한 즐기고자 한다.
―새 작품을 쓰고 있는가.
▲그렇다. 그러나 나는 현재 진행중인 작업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다.
―앞으로 쓰고 싶은 작품은.
▲지금까지 썼던 작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것이다. 그러나 이제까지 썼던것보다는 잘 쓰고 싶다.【이현주기자】
◎「투쿠텔라의 전설」 작품 내용/남아프리카여행 부녀의 모험/흥미로운 구성·뛰어난 서정성
『코끼리 눈에는 눈물을 코로 흘려보내는 누관이 없기 때문에, 눈물은 젊음이 시들어버린 여왕의 뺨을 타고 펑펑 쏟아져, 마치 흐느껴 우는것처럼 보였다. 잿빛의 수척한 몸은 심한 경련으로 뒤틀렸다』
「투쿠텔라의 전설」은 작가 윌버 스미스가 가진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와 아프리카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인간에게 포악하면서도 큰 덩치답게 자부심을 잃지 않는 코끼리 가족을 묘사하는 그의 문체는 장엄하면서도 연민에 차 있다.
이 작품은 남아프리카에 사파리 여행을 온 리카르도와 클로디아 부녀, 그리고 안내원인 숀 코트니가 벌이는 모험을 숨가쁘게 그려낸 소설이다.
병 든 리카르도는 미국의 거부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 인생의 마지막에서 그는 전설적인 코끼리 투쿠텔라를 사냥하고자 한다. 클로디아는 미모의 여변호사로 인종차별주의에 반대하는 운동을 하기도 했다. 그는 사냥에 관심이 없지만 아버지를 따라왔고 사파리 여행 안내자 숀과 사랑에 빠진다.
투쿠텔라를 쫓는 사냥팀은 부족전쟁이 한창인 짐바브웨까지 간다. 리카르도는 투쿠텔라의 상아에 받혀 죽는다.
부족전쟁에 겹쳐 좌우익 전쟁이 한창인 짐바브웨에서 인질이 된 클로디아를 위해 숀은 소련제 비행기를 폭파하는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뒤 이곳을 탈출한다.
리카르도의 투쿠텔라에 대한 집념, 숀과 클로디아의 사랑, 부족전쟁과 좌우익 전쟁의 혼란이 작품의 주요 구도가 되고 있다. 이들은 아프리카의 원시성을 점점 이해하게 되고 그 안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와 사랑을 터득해 간다.
흥미로운 대중적 구성 속에 원시적 삶이 남아 있는 아프리카 대륙이 서정과 연민의 모습으로 떠오르는 작품이다.【이현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