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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리 연희동 방문 “뜻밖 환대”/「신임인사」두 전대통령 찾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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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리 연희동 방문 “뜻밖 환대”/「신임인사」두 전대통령 찾아가

입력
1993.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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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책상 괴로움끼쳐 드렸다” 화해인사/전·노씨 “개의치 않는다” 호의적 분위기/「어색한 만남」 예상 깨고 덕담 주고받아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을 올 한해동안 가장 「불편하게」한사람은 누구일까. 그것은 감사원장 재임시 율곡사업과 평화의 댐건설감사를 지휘한 이회창국무총리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의 심복들을 무더기 조사한 것은 물론 청와대의 만류를 뿌리치고 자신들을 직접조사까지한  이총리에 대한 두 전직대통령의 감정이 고울리가 없다. 어쩌면 속으로 분노감을 곱십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저런 관계로 서로 만나서 기분좋을 일이 없으니 별로 만나고 싶지않을 것이다. 그런데 결코 만나지 않을 것같던 이들이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새정부들어 처음으로 인사를 나눴다. 이총리가 연희동으로 두전직대통령을 찾아간 것이다. 방문의 성격은 총리실의 오랜 관행인 전직대통령에 대한 총리신임인사차였다. 

 하지만 이들의 이날 만남은 껄끄러운 분위기에서 이뤄질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서로 덕담을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묵은 감정을 씻고 서로 좋은 만남의 기억을 가진 것이다. 연희동은 물론 이총리도 만남에 흡족해했다고 배석한인사들이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이총리는 두전직대통령에게 『직책상(감사원장) 괴로움을 끼쳐드렸다』며 화해의 인사를 건넸고 두전직대통령도 이에 개의치않는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로 불편했던 관계를 만남을 통해 상당히 해소한 셈이다.

 이총리의 방문직전 총리비서실과 연희동의 비서관들은 이총리의 방문에 관해 「의례적인 것일뿐」이라며 애써 의미부여를 하지않으려는 분위기였지만 이총리를 맞는 두전직대통령은 상당히 호의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하오 3시 최규하전대통령을 제일 먼저 방문한데 이어 30분뒤 연희동을 찾은 이총리는 우선 전전대통령댁을 찾았다. 민정기비서관의 안내를 받아 응접실에서 『바쁜 가운데 와주어서 감사하다』며 인사하는 전전대통령과 마주한 이총리도 다소 늦은 방문을 의식한듯 『일정때문에 늦어 죄송하다』며 화답했다.

 전전대통령은 『새내각의 구성을 볼때 각부처별로 전문성을 갖춘 분들이 많고 이총리가 중책을 맡아 잘될것같다』며 서로 어색한 만남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덕담을 건넸다.이어 두사람은 15분가량 배석자없이 대화를 나눴는데 평화의 댐 감사가 개인적 감정과는 무관했다는 이총리의 말에 전전대통령은『뭘 그런 걸 가지고 신경쓰느냐』고 대답했다는 후문이다.

 이어 이총리는 길건너에 있는 노전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했는데 노전대통령은 거실에서 이총리를 맞으며 『중책을 맡아서 수고가 많겠다』고 취임축하인사를 했다.

 노전대통령은 이날 『재임중 어렵고 무거운 일들을 남겨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고 이총리도 『감사원장으로 직책상 괴로움을 끼쳤다』고 화답했다.

 노전대통령은 『어느 시대건간에 어려움은 예외없이 닥치지만 고칠것은 고쳐야한다』면서 『특히 공직자에게 희망을 줄 수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도 개혁의 일환이라고 본다』고 현정부의 개혁추진에  공감을 표시했다.

 이날 연희동방문을 마친 이총리는 연희동측의 예상밖 환대에 매우 기분이 좋은 듯 『역시 대통령을 하신 분들이라 생각이 넓은 것같다』고 말해 이날 방문에 만족감을 표시했다.【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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