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중 미북접촉 「사실상 합의」전망 북한핵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북한간의 협상이 「타결의 수순」을 밟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또 이같은 타결의 수순은 긍정적 방향이라는 전망의 수준을 넘어 다소 구체적인 「해결의 시간표」까지 산출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미국과 북한은 이달 들어서 지금까지 네 차례의 뉴욕막후접촉을 가졌었다.
지난7월 제네바의 미북2단계고위급회담이후 3단계회담을 위한 막후접촉이 모두 8차례 열렸던 점에 비춰볼 때 최근의 잦은 접촉이 시사하는 바는 적지않다. 특히 지난20일과 22일 열렸던 두차례 접촉직후 미국의 반응은 지극히 고무적인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우리정부도 20일 접촉이후 『미흡한 부분은 있으나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으며 22일의 회의내용에 대해서는 『모종의 움직임이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와관련, 현재의 상황에서 확실한것은 네가지로 요약된다고 밝히고있다. 즉 1년 가까이 끌어온 북미간의 이견이 가장 좁혀진 상황이란 점, 미국과 북한이 서로의 요구와 전제를 동시에 타결키로 한 점, 미북2단계고위급회담에서 약속한 두가지 전제조건을 건너뛰지 않는다는 점, 미북3단계고위급회담에서는 양측의 관계개선방안이 포괄적으로 협의된다는 점이다.
미북간의 두차례 연쇄접촉에서 양측은 그동안 가장 큰 이견을 보였던것으로 알려진 남북대화 재개문제에 어느정도 의견접근을 본것으로 알려졌으며 이것은 이번 회담을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주된 근거가 되고있다. 북한은 그동안 3단계고위급회담의 두가지 전제조건중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협상재개에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으나 남북대화에는 지극히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해 왔다. 그러나 한미양국은 이것이 국제적인 약속사항(2단계고위급회담의 발표사항)이자 한미정상회담의 합의라는 점을 들어 결코 뛰어넘을 수없는 전제조건임을 분명하고도 강경하게 전달해왔다.
결국 북한은 남북대화의 중단을 고집할 경우 이에 사응하는 이익을 포기할수밖에 없으며 심지어 모든것을 상실할수도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된것이다. 여기에다 미국이 이번 일련의 접촉에서 『남북대화의 실질적인 진전에 앞서 이를 위한 「의지의 표현」이라도 해야 한다』는 식의 견해를 피력했다. 이에대해 북한은 남북대화의 급진전이 몰고올 국내적인 파장을 최소화하면서 국제적인 명분을 일그러뜨리지 않는 방안을 찾게 될것이며 이러한 접근의 노력만으로도 3단계고위급회담을 위한 준비단계는 성숙될수 있다는것이다. 이같은 점을 반영, 22일의 미북접촉이 『IAEA와의 문제뿐만 아니라 남북대화쪽에서도 일정부분 진전이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것이다.
이러한 정황들을 종합할 때 한미양국은 북한의 최종판단이 내주쯤에는 우리측에 전달될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내주중의 미북접촉」은 합의에 가까운 협상모양을 띠게 될것이며 따라서 내달중에는 미북3단계고위급회담의 일정과 의제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진행될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3단계고위급회담의 개최가 가시권에 들어서게 되는 내년1월중에는 남북대화의 재개문제도 구체활될 수 있을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여기에는 현재까지 북한이 IAEA쪽에 약속한것으로 알려진 『7개신고핵시설에 대한 포괄적 사찰약속을 이행한다』는 담보가 어떤 형태로든 공시돼야 할것이며 이에 대한 국제적 「용인」도 객관적으로 수반돼야 할것이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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