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이래 집권세력의 핵심적 인사들을 가리키는 용어는 력대공화국때마다 다르다. 이들 용어의 변화는 각시대의 권력운용의 스타일을 짐작케한다. ◆이승만대통령은 뚜렷한 직계세력을 두지않고 국민위에 카리스마적으로 군림했다. 이틈을 이용해서 경무대비서들이 차츰 인의 장막으로 세도를 부려 「비서정치」라는 말이 유행했다. 제2공화국의 장면정부시절에는 눈에 뛰는 유별난 핵심세력은 없었으나 그래도 장총리와의 친교및 신임등으로 「친장파」「측근」인사들이 그런대로 활기를 띠었다. ◆핵심인사들이 널리 알려지고 위세를 부린것(?)은 5·16 쿠데타이후부터였다. 쿠데타후 핵심인사들을 주체세력이라고 불렀다. 이들은 쿠데타에 깊숙이 참여한 세력으로 국가재건최고회의의 위원으로, 또 나중에는 당정의 요직을 차지했던것. 1980년 전두환·노태우씨등 신군부가 12·12에 이어 광주사태를 일으키고 권력을 잡자 「주도세력」이란 말이 유행했고 6공들어서는 박철언 김복동 금진호씨등 이른바 노태우전대통령의 친인척들이 「실세」 「실력자」로 떠올랐다.◆문민정부출범이후 「실세」 「가신그룹」이란 말이 유행하고 특히 이번 당정등의 요직개편에서 이들 몇명이 기용됐다. 그런데 개각후 첫간담회서 이회창총리는 『내각이 모래알처럼 흩어져 「실세장관」이니 「허세장관」이니 하는 말이 나와서는 안되며 모두가 실세가 돼야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고있다. ◆이를 놓고 『장차 실세장관들의 지나친 독주에 주의와 함께 쐐기를 박은것』 『다른장관들에게 위축되지말라는 격려』라는등 해석이 분분하다. 그러나 내각은 오케스트라처럼 협력·조화·팀웍이 생명인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현재 우리에겐 한두사람이 위세를 부리며 「폭풍」을 일으키는것보다 모두가 힘을 합치는 합리적인 국정운영이 절실하다는 것을 깊이 인식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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