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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들다만 교육개혁/이행원 논설위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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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들다만 교육개혁/이행원 논설위원(메아리)

입력
1993.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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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고 생각해보니 정말 기이한 현상이었다. 교육관련단체·학계·일간신문과 TV특집프로등에서는 교육개혁의 공론화가 그어느때보다 무성했다. 그러나 결과는 무반응뿐이었다. 일반에서는 교육개혁을 목이 터져라고 외쳐댔건만, 통치권과 정책당국은 무슨 연유때문인지 묵묵불답이고 무행동으로 일관했다. 교육개혁에 열을 올리고 잔뜩 기대를 걸었던 수많은 사람들은 그래서 지금 허탈감을 감추지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시절, 교육개혁을 정책당국이 앞장서 추진하면서 국민들을 이해시키고 동의를 구하기위해 지역순회공청회까지 열었던것과 비교해보면 순서가 뒤바뀐것같다. 아니 교육개혁의 주체는 없고 객들만이 실컷 떠들다가 지쳐버린 꼴이 돼버렸다. 정상이랄수가 없다. 선진외국에도 이런 기현상은 없다.

 교육단체와 학계 그리고 대중매체에서 전개한 교육개혁의 공론화는 정말 활발하고 열정적이었다. 신문과 TV등 대중매체에서는 교육이 처한 위기상황을 단순히 고발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개혁의 당위성과 시급성을 일깨우고 선진국의 성공사례를 구체적으로 취재해 개혁의 모델을 제시하기까지 했다.

 한국교총은 분야별로 개혁의 과제를 잡아 개혁의 방향과 정책대안까지 내놓았다. 학계원로가 제시한 교육개혁의 방향과 과제 그리고 교육재원확보방안은 정부가 개혁작업을 할때 한가지 대안이 되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라는 평까지 있었다.

 교총이 전개한 「교육바로세우기운동」은 교육개혁이 성공을 거둘수있는 사회적여건과 학부모의식 그리고 교원사회의 잘못된 풍토를 개선하려는것이어서 그 어느때의 운동보다 뜻이 큰것이기도 하다.

 교육개혁의 공론화와 개혁의 대안제시는 이밖에도 많은 관련단체와 학계에서 아주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이뤄졌다. 교육재정학회, 한국교육개발원, 서울시교육위원회등의 개혁토론회에 제시된 교육재정GNP5%확보방안·입시제도개선방안·교육행정개혁대안등은 앞으로 구성될 정부의 개혁팀이 수용해도 될만큼 가치가 있는 것들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어디 이뿐인가. 서울대교수들이 들고 나온 교수임용개선방안과 승진제도개선을 비롯한 대학의 개혁논의와 대학평가인정제및 교수평가제를 도입하려는 대학들의 개혁의지 또한 아주 의욕적이었다.

 이러한 교육개혁의 공론화에 횃불을 붙인것은 따지고보면 김영삼정부의 공로라 할수 있다. 역대 어느 대통령선거때보다도 교육문제가 화끈한 공약으로 제시된것도 그러하거니와 후보들중에서도 교육에 관해 국민적공감을 널리 받을수 있는 교육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했던것도 김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그러했던 김정부가 막상 집권을 하고나서는 열띤 공론화를 지켜보면서 교육개혁을 행동화하는데서 쑥 뒤로 물러나 있느냐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할것이다. 지금 우리교육은 개혁의 꿈이나 꾸고 있을만큼 한가로운 상황도 아니고 교육개혁의 당위성이나 논하며 국민들에게 기대심리나 부추기는 것으로 자족하고 있을때는 더욱 아니다.

 공론을 행동으로 옮기고 개혁의 과실이 늦어도 21세기초부터는 나타날수 있도록 서둘러야할 절박한 시기에 처한것이 우리교육의 현주소이다. 새해에는 대통령의 관심이 교육개혁에 쏠려주기를 바라는 이유가 바로 이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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