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반창회… 경조사 내 일처럼 손잡고 오가던 등·하교길, 닭싸움과 제기차기 고무줄놀이로 함께 어울리던 집단놀이, 그리고 담임선생님의 교육열은 코흘리개 국민학생들의 우정을 37년이나 지속시켜준 힘이 됐다.
지난 17일 하오 6시 서울 우이동계곡 미림산장에서는 서울숭인국교 56학년도 4학년4반 반창회가 열려 48∼50세의 중년남녀 10여명이 당시의 이현모교사(59·현안암국교 교감)를 모시고 4시간동안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경조사때를 포함해 한해에 수차례씩 모이는 이들은 천막교실에서의 궁색했던 수업등 학교생활의 추억을 나누며 시간가는 줄 몰랐다. 중·고교시절에도 남녀를 가리지 않고 모이다가 반창회라는 이름을 붙여 모이기 시작한지 올해로 벌써 15년째이다.
집이 가까운 순서로 친했던 이들은 여름이면 개울에서 헤엄을 치고 겨울에는 썰매를 타며 노느라 늦게 집에 들어갔다가 꾸지람을 들어가면서 우정을 다졌다. 또 함께 밤을 새우며 이야기를 나눌 만큼 가까웠던 담임선생님에 대한 기억이 결속력을 키워주는 큰 요인이 되었다. 선생님은 교실에 간이매점을 만들어 셈을 가르치고 교실 천장에 별자리그림을 붙여 천체를 이해하도록 해주었으며 교실밖에 닭장을 마련해 닭을 키우게 하는등 6·25전후의 궁핍한 여건에서도 즐겁게 공부할수 있게 해주었다.
반창회장인 최영석씨(서울덕원여고 서무부장)는 『졸업후에도 동기들끼리 꾸준히 계속되다가 78년부터 20여명이 담임선생님 이름의 현자와 학교의 인자를 따 현인회를 결성했다』고 말했다. 남편을 따라 나온 부인 림효순씨(43)는 남편의 동창인 중년부인들과 어울리면서 『내 반창회에 나온 것처럼 거리감이 없어 늘 참석한다』며 이들의 동기모임을 부러워했다.
다른 학년때의 급우들을 마다하고 이들은 왜 4학년4반 친구들끼리만 모이게 됐을까. 그것은 결국 좋은 선생님의 영향덕분이라고 말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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