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달성해야 할 최고의 선은 무엇일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이 일생을 살면서 자기 자신에게 이러한 질문을 한번쯤 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것이다.
인생에 있어서 추구해야할 최고의 선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서 「니코마스의 윤리학」을 통해 「인간이 지니는 탁월성에 따르는 영혼의 활동」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스스로의 도리에 대해 순종하고 지성적으로 사고하는 영혼의 활동이 아무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자유로이 행해지는 것이 인간세계에 있어서 최고의 선이요, 행복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예부터 우리 민족 정서의 기저에 많은 부분을 점유해 왔던 불교에서의 궁극적 가르침은 무엇일까?
세밑을 맞아 한국 불교계의 정신적 지주였던 조계종 종정 성철 스님의 입적을 되돌아보며 비로소 열반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볼 수 있었다.
산스크리트어의 「니르바나(NIRVANA)」를 중국어로 음사하여 만들어진 열반이라는 말의 원뜻은 「불이 꺼진 상태」 「연소의 소멸 」이라고 할 수 있으며 무릇, 탐욕과 노여움, 어리석음이 완전히 소멸되는 열반의 세계에 이르기 위해 성스러운 팔정도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것이다.
득도후에도 등을 바닥에 전혀 대지 않는다는 「장좌불와」수행을 8년동안 했고, 그 후에도 10년이 넘는 세월을 토굴 속에서 은거하는등 실로 초인적인 수행을 거듭했던 성철스님은 완전히 자유롭고 광활한 궁극의 세계로 떠나신것이 아닐까?
이미 오래전에 인간의 모든 번뇌와 욕심으로부터 초탈한 열반의 세계에 드신 스님에게 있어서 육체적인 입적은 이제 더이상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는다. 인륜을 저버린 전도와 불법과 비리, 탐욕으로 혼탁해진 세상을 향해 산을 산으로 보고 물을 물로서 인식하려는 진리에 대한 노력을 강조했던 그분의 큰뜻이 종교와 종파를 떠나 이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비장한 경종을 울리고 있는것이다.
정이 곧 중이라는 중도와 무심의 경지에 있으면서도 세상을 아끼셨던 스님의 큰 미소가 이기적인 욕심이 가득한 인간세계에 메아리쳐 무분별지를 얻게 하고, 번뇌 얼음을 녹여 자비의 물로 만드는 세상, 새롭고 아름다운 이 나라와 영원토록 함께 할 일이다.이윤식(한국수자원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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