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속 계파따라 희비 갈려/민자/보수적색채… 민심수습 미흡/민주 여야는 「12·21개각」에 대해 상이한 반응을 보이며 이번 개각이 향후 정국운영에 미칠 파장을 저울질하는 모습이었다.
▷민자당◁
민자당은 이번 개각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환영과 지지의 뜻을 보였지만 계파에 따라 다소 희비가 엇갈리는 표정이었다. 특히 「혹시나」하는 기대를 나타냈던 민정계는 당측 입각인사들이 모두 민주계 또는 신민주계인 점을 보고 「역시나」하는 실망의 빛을 감추지 못했다. 지자제선거를 앞둔 시점에 민주계의 핵심실세가 내무장관이 되자 「밑으로부터의 물갈이」가 진행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비해 이번 개각의 핵으로 지목된 내무장관과 핵심당직의 하나인 정무장관을 모두 차지한 민주계는 득의양양의 기쁜표정이었다.
김종필대표와 김종호정책위의장 김영구총무등은 이날 군부대와 근로자위문, 황명수사무총장은 지역구활동을 이유로 당사를 비웠고 강재섭대변인만이 당사를 지키다 하오3시께 공식논평을 발표했다.
강대변인은 이번 개각을 「전면 대폭」개각이라고 규정한뒤 『국제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개혁을 줄기차게 추진하기 위한 대통령의 의지가 그대로 반영돼 있다』고 평가했다.
황락주국회부의장은 『보사·교통장관등 국제적인 감각이 출중한 분들이 입각함으로써 국제화 개방화의 취지가 잘 살려진 개각』이라고 평했다. 외교통인 박정수의원은 『이영덕신임통일부총리의 취임이 눈길을 모은다』면서 『남북대화에 일가견이 있는 이부총리의 기용은 남북대화시대에 대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민정계의 한 의원은 『화합차원에서 이번 개각에는 5·6공의 테크너크랫출신 민정계의원들이 기용될 수 있을것으로 기대했는데 이뤄지지 않은것같다』며 아쉬워했다.
▷민주당◁
민주당은 이번 개각에대해 한마디로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실무능력을 중시한 면이 없지않으나 김영삼대통령이 국제화와 국가경쟁력강화를 강조하고 제2의 건국의 자세로 개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데 비해 너무 기대에 못미친다는것이다.
박지원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정도의 개각이 대통령이 주장한 제2의 건국이며 제2의 광복인가.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또 다른 제3의 건국과 광복이 필요하다』고 냉소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개혁인사퇴진 및 보수화, 국제화·국가경쟁력강화 수행능력 미지수, 효율성과 전문성을 무시한 정권안보용 친정체제 구축, 인물난등이 민주당의원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는 이번 개각의 문제점이다.
이번 개각의 보수화경향과 관련, 조세형최고위원은 『전체적으로 특색이 없고 보수화됐으며 개혁의지가 엿보이지 않는 인사』라고 잘라 말했다.
이부영최고위원과 이해찬의원등은 『국민들은 김대통령집권 2기를 맞아 남북문제를 전향적으로 풀어나갈것을 기대하고 있으나 이번 개각은 그런 기대를 충족시키지못했다』며 정부의 대북정책의 보수화를 우려했다.
정대철상임고문은 경제팀 구성에 대해 『쌀시장 개방과 우루과이라운드파고등 경제난에 대응해서 민심을 수습하고 개방화 국제화시대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에는 미흡하다』고 말했다.
최형우내무부장관과 서청원정무1장관기용에 대해 림채정의원등은 『김대통령의 행정부장악력강화와 95년 지방자치단체장선거를 의식한 친정체제구축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병태국방부장관기용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의원들이 많았다. 강창성의원은 『하나회출신인데다 육군참모총장(김동진대장) 국방부기획관리실장(이정린예비역소장)등과 육사17기 동기인 그를 국방총수에 임명한것은 무기수입사기사건등 군비리처리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의심케하는것』이라고 말했다.【이계성·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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