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대림 이미 마쳐… 현대·대우 등도 곧 단행 연말 인사철을 맞아 재계에 「원로퇴진」「신예발탁」이라는 새로운 인사개혁이 일고 있다. 대기업그룹의 창업공신들이 대거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있는 것이 올해 인사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아울러 그룹회장의 친인척 원로들이 경영2선으로 물러나고 있다. 그 대신 젊고 국제감각이 뛰어난 신예임원진이 대거 경영의 최고책임자로 발탁되는등 재계 경영진의 물갈이가 본격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초 일찌감치 사장단인사를 단행한 삼성그룹이 9명의 사장과 부사장을 경영일선에서 퇴진시키는 대신 전무급에서 3명, 부사장급에서 6명을 발탁해 계열기업의 최고책임자로 임명했고 20일 그룹 임원진인사를 단행한 럭키금성그룹도 부사장 8명, 전무 2명과 상무급 2명을 계열사 대표이사로 발탁했다.
럭키금성은 또 이번 인사에서 구자경회장의 삼촌인 구두회호남정유사장을 호남정유담당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호남정유의 경영전반을 돕도록 했으며 최근선(주)럭키사장과 김대기럭키개발사장 안치한금성정밀사장을 재기용하지 않아 사실상 퇴직시켜 버렸다. 이에앞서 이준용회장체제로 새롭게 바꾼 대림그룹은 최근 인사에서 원로사장 2명을 퇴진시켰고 아직 임원인사를 단행하지 않은 현대그룹도 그룹의 고속성장과정에서 중추역할을 했던 최수일인천제철회장의 사표를 전격 수리했다.
주요그룹들의 이같은 원로퇴진과 젊은 경영진의 대거 발탁은 개방화와 국제화로 특징지워지는 경영여건의 큰 변화에 대응해 경영의 순발력과 국제감각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연말인사를 앞두고 있는 현대나 대우 선경 쌍롱등 주요그룹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번주나 내주초중 임원인사를 단행할 계획인 현대그룹은 정주영명예회장의 대선참여이후 크게 달라진 그룹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그룹의 창업공신등 원로를 퇴진시키는 대신 새시대에 걸맞는 신예인사들을 대거 발탁해 그룹의 임원인사와 면모일신작업을 연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3일 사장단회의를 거쳐 이번주내로 임원인사를 마칠 예정인 쌍용과 28일 사장단회의를 열어 29일께 인사를 단행할 선경등 주요그룹의 관계자들은 새시대에 걸맞는 인물을 대거 최고경영진으로 발탁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김우중회장이 출국하는 21일직후나 김회장이 귀국하는 1월초쯤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대우그룹은 연초 창업공신들의 부회장승진 형식으로 부분적인 물갈이를 단행해 이번 인사에서는 젊은경영진의 발탁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대우그룹은 또 올부터 본격화된 해외경영에 맞춰 젊은 임원진을 대거 해외각지의 경영책임자로 발탁할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영석대우중공업부회장과 홍성부신한회장 이석희대우통신회장 김억년대우아메리카사장등 상당수 창업공신들이 최근들어 자신의 계열사주식을 대거 매입하고 나선것으로 알려져 김회장이 밝힌 계열사분리작업과 올 임원인사와의 상관관계를 놓고 재계가 분분한 해석을 내리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는 경영환경을 이겨내기 위해 「능력있고 국제적인 인물」을 경영의 최일선에 배치하고 있는 대기업그룹의 조용한 인사혁명은 앞으로 국내 재계 전체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고위관계자는 『격변기일수록 젊은층의 신선하고 국제적인 감각이 경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재계의 원로퇴진과 신예발탁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해 재계의 인사개혁이 앞으로 본격화될것으로 예고했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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