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실명제후 떡값 “새풍속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실명제후 떡값 “새풍속도”

입력
1993.12.20 00:00
0 0

◎제공자 실명으로 통장만들어 전달/지게꾼 등 이름빌린 차명계좌 이용/뭉칫돈대신 골동품·귀금속류 선물 실명제이후 첫 연말연시를 앞두고 새로운 「떡값」전달수법이 등장하고 있다.

 가명계좌를 통해 수십차례 돈을세탁한뒤 전달하던 뇌물거래 수법이 실명제 실시로 불가능해져 더욱 음성화되고 교묘한 방법이 동원될 수 밖에 없다.

 검찰수사관계자들이 파악한 최신 수법은 일단 실명으로 통장을 개설, 뇌물로 줄 액수만큼 입금한뒤 해당은행의 예금인출용지에 개설된 통장의 도장과 동일한 도장을 찍어 통장과 예금인출용지를 주는것이다. 「떡값」이 입금된 실명개설통장과 인장을 함께 제공하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뇌물로 준 돈은 서류상 통장개설자가 사용한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돈이 오간 흔적을 전혀 발견할 수 없게 된다.

 또 다른 수법은 기업등이 비자금을 소액 차명계좌에 분산 예치한뒤 이를 이용, 수차례에 나누어 돈을 전달하는 수법이다. 수사당국은 원소유주 주변인물의 계좌를 추적, 출처등을 밝혀내 돈흐름을 파악할 수도 있겠지만 한화그룹의 비자금 변칙실명전환처럼 원소유주의 주변인물이 아닌 수수료등을 주고 사채업자나 지게꾼등의 이름을 빌린 차명계좌라면 사실상 뇌물거래추적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검찰관계자의 얘기다.

 실제로 한화그룹은 변칙실명전환한 비자금 83억원을 90여개의 차명계좌로 분산, 정치권등에 로비자금으로 사용하지는 않았으나 성금, 장학기금, 직원격려금등으로 사용했다. 검찰관계자는 『실명제실시로 사실상 대부분의 기업이 가명계좌대신 수백개씩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비자금을 관리하고 있을것』이라며 『떡값등도 이 계좌에서 인출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밖에 소액의 떡값은 대부분 이전처럼 현금으로 제공하지만 뭉칫돈일 경우 현금동원이나 전달이 어려우므로 다른 방도를 택할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는게 검찰의 분석이다. 돈 대신 골동품이나 귀금속등을 주는 방법이다.

 검찰관계자는 『실명제 실시이후 변화된 뇌물거래수법에 걸맞은 최신 수사기법 개발과 차명계좌거래등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종합과세실시를 앞당기는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이진동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