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경질결심 굳힌후 인선 착수/참모들도 전혀 눈치못챈 “철통보안” 김영삼대통령이 16일 국무총리와 감사원장을 전격경질하면서 극도의 보안을 유지한것은 그의 독특한 인사스타일을 재연한 것이지만 내용면에서는 「예상밖의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대통령은 최근들어 각언론사와의 특별회견을 통해 번번이 『현재로서는 당정개편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왔기 때문에 더욱 의외성을 함축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쌀시장개방과 관련, 민심수습이 필요했고 결국 황인성총리가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총리를 포함한 대폭개각 단행을 결심한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새해부터 집권2기가 시작되고 어떤 형태로든지 새로운 국면전환이 불가피한만큼 연말개각을 단행해야 한다는 판단을 한것같다. 이때문에 개각결심을 하고 시기선택만 저울질했을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김대통령은 지난주부터 총리경질을 결심하고 청와대안팎의 참모조직을 동원, 인선작업을 해온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박관용비서실장등 일부핵심참모는 개각의 필요성을 김대통령에게 건의했으며 후임인선에도 깊이 관여한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청와대인선팀은 그동안 전면개각에 대비해 입각대상자 자료를 검토해 왔다는것.
김대통령이 후임총리로 이회창감사원장을 마음속으로 정하고 이원장에게『총리를 맡아달라』고 한것은 15일 상오의 극비독대 자리였다는 후문이다.
때문에 핵심참모들은 이같은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박실장등 일부인사만 「그때부터 긴박하게 움직였다.
김대통령은 이같은 구상을 갖고 지난15일 저녁 박실장을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보내 황총리에게 모종의 메시지를 전한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메시지에는 「사표제출―16일아침 독대」라는 것이 정설이다.
황총리도 이자리에서 『그동안 여러차례 사의를 표명했지만 그때마다 반려가 됐으니 이번만큼은 국가나 대통령을 위해서 물러나야한다』고 강한 어조로 사의를 표시했다는 것이다. 황총리는 재임중 대형사고가 발생했을때 대통령에게 수차 사의를 표명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황총리는 지난10일 쌀시장개방과 관련한 김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보고 『이번에는 내각이 책임져야한다』 『내가 물러나야 되겠군』하고 측근들에게 언급한것으로 알려져 이때부터 사의를 결심했고 여권핵심부의 「감」을 감지했을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조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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