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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EC­개도국 치열한 “제몫찾기”(제2의개국 UR 새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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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EC­개도국 치열한 “제몫찾기”(제2의개국 UR 새시대)

입력
1993.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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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진통… 최종합의 이르기까지/미-EC간 협상결과 전체주도/불 「농산물」 강경고수 최대실익/개도국 역부족 절감… 이삭줍기 만족 15일까지 UR협상이 타결되지 못할 경우 닥칠 「검은 수요일」은 세계경제를 파국으로 이끄는 서곡이 될것이라는 강력한 우려속에서 초읽기의 마지막순간까지 난항과 진통을 거듭한 UR협상이 일단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15일 하오5시(한국시간 16일 새벽1시) 피터 서덜랜드GATT사무총장이 주재하는 무역협상위원회(TNC)는 1백16개 UR 참여국 수석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7년간을 지리하게 끌어온 UR최종합의서(DRAFT FINAL ACT)를 채택한다.

 이로써 48년1월 정식으로 출범했던 GATT는 각국의 비준절차를 거쳐 합의서가 발효되는대로 다자간무역기구(MTO)라는 새로운 국제무역기구를 탄생시키면서 새로운 세계경제질서의 규범으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UR협상은 세계경제의 전반적 침체와 결코 낙관적이지 못한 회복전망의 위기의식속에서 최근 수년간 타결의 의지가 강조돼왔었다. 특히 미의회가 15일까지 행정부에 부여한 신속 처리권한(FAST TRACK AUTHORITY)의 종료를 앞두고 협상의 실패는 세계경제에 회복하기 힘든 치명적 영향을 미칠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더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국의 이해관계 특히 미국과 유럽공동체(EC), 선진국그룹과 개도국그룹간의 불화와 마찰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UR타결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했다. 서덜랜드GATT사무총장이 제시했던 12일밤12시까지의 초안작성완성은 연일 치열한 철야 마라톤협상에도 불구하고 결국 13일로 넘어갔다.

 장외에서는 클린턴미대통령을 비롯, 서방 정치지도자들이 수시로 전화접촉을 갖고 시한내 타결을 위한 막후교섭을 벌였다.

 결국 UR협상이 마지막 순간에 타결을 선언할 수 있었던것은 협상에 참여한 모든 나라들이 만족한 결과를 얻어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사실상 UR의 마지막 시한에 쫓기는 위기감과 세계경제의 대혼란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지난11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의회비준에 성공함으로써 대내외적 입지와 협상력이 강화된 미국의 타결의지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지난주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졌던 미·EC간 농산물협상이 미국의 양보로 타결된데 힘을 얻은 UR협상이 끝까지 벽에 부딪쳤던것은 미국의 반덤핑 수정제안에 대한 협상과 미·EC간 시청각및 항공산업 보조금지급, 해운개방문제와 함께 선진·개도국간의 시장접근, 금융개방문제등이 걸림돌이 되었기때문이었다. 여기에 한국과 일본의 쌀시장 개방문제도 마지막까지 중요한 쟁점으로 남아 초안채택을 지연시켰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EC에 농산물분야를 양보한 대신 다른 분야에서 대체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어냈다. 그러나 수출개도국의 반발을 초래했던 반덤핑분야에서는 일부수정제안을 철회·수정하는등 큰 소득을 얻지못했다.

 미국은 EC와의 시청각 부문 협상이 끝내 자신들의 요구 수준에 못미치자 『UR 시청각 부문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 자신들의 입맛대로 UR를 골라 삼키는 강대국의 횡포를 과시했다.

 이번 협상은 세계무역 2대권인 미국과 EC간의 치열한 세력다툼이었다고 볼 수 있다. 두 지역간의 협상결과가 전체 협상내용을 결정짓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이 과정에서 개도국그룹의 소외감이 불안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미국은 자유무역과 시장개방이라는 GATT의 깃발아래 협상을 주도해나가면서 실제로는 자국산업의 보호와 수출경쟁력 강화를 꾀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같은 보호주의적 색채가 짙은 미국의 자세는 개도국과 EC로부터 큰 반발을 샀다.

 미국이 냉전체제하 군사패권주의에서 세계질서의 대변혁이후 경제패권주의로 돌아서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EC는 그들대로 NAFTA의 출범과 아태경제협력체(APEC)의 발전에 따른 상대적 소외감과 위기의식이 대미협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개도국들은 더이상의 물리적 장벽에 의한 산업보호가 한계에 왔음을 인정, 적극적으로 UR의 과실을 따기 위해 애썼다.

 이번협상에서 경제·정치적으로 가장 큰 실리를 얻어낸 나라는 강경자세를 시종일관함으로써 EC의 대미농산물협상에서 양보를 얻어내고 EC내에서도 자국농민보호를 위한 보장을 받아낸 프랑스였다.

 UR타결은 2002년부터 매년 2천7백40억달러에 상당하는 세계교역증대효과를 유발할것이라는게 지난 1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연구결과다. 그러나 이는 숫자놀음에 불과한 환상이라는 지적도 있다.【제네바=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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