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사람들」…. 미국식 표현으로는 「투 바이 포 피플」…. 다소 야릇한 영어표현인 이 「2×4」란 건축공사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세로 2인치, 가로 4인치짜리 각목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래서 2×4 사람들이란 각목으로 후려치면 보따리를 순순히 내놓는 부류를 모멸적으로 일컫는 미국의 속어다. 정부의 한 통상관계자는 얼마전 협상의 상대방인 미국관리가 사석에서 한국인에 대해 이렇게 표현하는것을 듣고 한바탕 난리를 치른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입장에서 줄곧 한국과 각종 협상을 해오면서 으름장을 놓고 겁을 주면 자기네들이 얻고자 하는 바를 관철시켜 왔기에 아예 한국사람들을 얕잡아 보고 내뱉은 말이었다.
이번에 우루과이라운드(UR) 쌀협상에서도 한국은 일찌감치 두손을 들고 쌀시장개방의 보따리를 풀었다. 미국은 이미 유럽공동체나 일본등 세계의 다른 강자들과 쌀을 포함한 농산물협상을 마무리하는 수법으로 한국에 대해서는 별도로 을러댈 필요도 없이 오히려 한국의 사정을 최대한 들어주는듯한 모양새까지 갖췄다. 아울러 금융등 서비스분야에서도 최대전과를 따내기 위해 막판까지 한국을 정신없이 몰아세우고 있다.
따지고 보면 「2×4사람들」이란 약자로서 감수해야 하는 강자의 언어일뿐이다. 어차피 힘이 진리인 세상이니까. 다만 그러한 표현에서 강자 스스로 자신의 비루함과 저속한 교만함을 드러내고 있다. 이쪽의 항의에 의해 그러한 표현을 취소한다고 하더라도 각종협상등 실제 상황의 진전은 그 표현대로 한국이 항상 몰릴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약자의 입장에서는 「2×4사람들」이라는 말을 들으나 안들으나 마찬가지다. 그러한 말을 듣지 않는다고 뭐가 달라지는가. 문제는 언제 이러한 상황을 끝낼 것이냐이다. 후대에만큼은 이러한 약자의 비참함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정부당국자들에게서 그런 희망을 찾기는 어렵다. 우선 당장 농민들의 분노를 진정시키려고 급급한 모습만 보이고 있다. 추운 겨울날 「근조―천하지대본, 농자」라는 검은 만장을 들고 가슴속에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는 농민들은 「2×4사람들」이라고 비웃는 바깥의 강자들 보다 정부를 더 책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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