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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 4장… 기표에 혼란/러 총선·신헌법 투표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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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 4장… 기표에 혼란/러 총선·신헌법 투표 이모저모

입력
1993.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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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 저조 옐친측 긴장/개표 사상 첫 TV생방송○저녁 10시돼서야 끝나

 ○…러시아와 옐친정권의 장래를 결정할 신헌법채택 국민투표와 새 의회구성을 위한 총선이 12일 상오8시(현지시간)에 시작돼 이날 하오10시 마감됐다. 이날 투표는 모두 11시간의 시간차때문에 극동의 캄차카반도에서 먼저 개시돼 서쪽끝 칼리닌그라드에서 맨 마지막으로 끝났다.

○대도시 시의회선거도

 ○…러시아국민들은 이날 최소 4장의 투표용지를 받아 투표권을 행사했는데 그 내용은 국민투표용 1매와 의회선거에 상원용 1매, 하원지역구용 1매, 하원전국구용 1매등이다. 유권자들중 일부는 이같이 여러 선거가 동시다발로 실시되는등 절차가 복잡하자 선거방법을 몰라 기표에 애를 먹기도 했다. 특히 모스크바시등 일부 대도시에서는 시의회선거도 같이 실시돼 투표용지 1매를 추가로 받아 투표하는등 혼란이 더욱 가중됐다.

○패할땐 직할통치 위협

 ○…10월초 보수파를 무력진압한 옐친대통령에 대한 신임투표 성격의 이번 투표에서 개혁파가 승리할 경우 구소련헌법과 최고회의등 공산정권의 잔재가 완전히 일소될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현집권층 핵심부에서는 개혁파들이 의회에서 지배적 위치를 확보할것인지에 대해 불안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빅토르 체르노미르딘총리는 선거전야인 11일 이번 투표에서 신헌법이 거부당하면 옐친이 「대통령 직할통치」를 선언할지도 모른다고 말해 투표결과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극우파선전예상 긴장

 ○…옐친의 친위정당인「러시아의 선택」등 개혁정파들은 이번 선거에서 극우민족주의자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가 이끄는 자유민주당이 의외로 선전할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자 잔뜩 긴장하고 있다.

 지리노프스키는 과거 러시아대선에도 출마한 인물로 선거운동중 TV를 통해 범죄세력의 완전소탕, 구소련 각공화국의 러시아 편입등 인기발언을 서슴지 않아 유권자들의 호감을 산 바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유민주당이 약10∼20%이상 득표할것으로 전망돼 이번 선거에서 다크호스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루츠코이 감옥서 투표

 ○…옐친대통령은 간간이 눈발이 날리는 이날 상오 8시20분께 모스크바시내 제55-56투표소에 부인 나이나여사와 함께 한표를 던졌다. 그는 만약 헌법이 부결되면 어떤 조치를 취하겠느냐는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하는 일엔) 만약이란 단어가 있을수 없다』며 『나는 새 헌법이 반드시 통과될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레소토보감옥에 수감중인 알렉산데르 루츠코이전부통령은 당국의 배려로 감옥에서 투표에 참가했으나 루슬란 하스불라토프전최고회의의장은 이번 투표가 불법이라는 이유로 투표를 거부했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이 보도했다.

○한국서도 2명 파견

 ○…이번 선거의 공정성 여부를 감시하기 위해 50여개국에서 모여든 1천여명의 외국인 선거참관인단은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등지의 투표소에 나가 유권자들의 투표과정을 세밀히 관찰했다. 한국대표인 정재문국회외무통일위위원장과 강신조의원(민자)등도 이날 상오 10시부터 모스크바시내 알레산드라 네브스코로가 4번지에 설치된 제56 투표소에 나가 선거를 참관했다.

○시민들 노골적 무관심

 ○…러시아방송은 사상 처음으로 개표집계과정을 생방송으로 중계했다. 우스탄키노(전CIS방송) 제1TV는 크렘린궁에서 컴퓨터등으로 집계된 투표결과를 각정당대표와 의원입후보자등이 배석한 가운데 생방송으로 내보냈다.

 그러나 거리에서 만나본 모스크바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투표에 환멸을 느낀다고 말하면서 정치적 무관심을 노골적으로 나타냈다.

○일부선 낙관적 전망도

 ○…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투표가 시작된지 6시간만인 하오 2시 현재(한국시간 하오 8시) 투표율이 15·9%에 그쳐 옐친의 지지세력들을 긴장시켰다.

 이타르타스통신은 이같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투표율은 지난 4월 옐친대통령에 대한 신임투표때의 투표율보다 낮은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이 도시 유권자들은 투표마감시간에 임박해 투표장에 나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 투표율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덧붙였다.

 한편 시차관계로 러시아의 다른 지역보다 투표를 일찍 시작한 극동의 일부 지역에서도 투표마감시간을 4시간 앞두고 투표울이 40%를 밑돌아 전체적인 투표율에도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인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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