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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읽는듯한 표정엔 신비로움이 가득/동자상(한국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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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읽는듯한 표정엔 신비로움이 가득/동자상(한국의 미)

입력
1993.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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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자상은 우리 전통 그림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상이다. 신선도에는 수염이 허연 노인 곁에 다소곳이 서 있고, 무신도에는 악귀를 막아주는 신령한 힘을 상징해서 나온다. 토실토실한 아이들이 가득한 규방의 그림은 부귀와 짝하는 인생의 기쁨, 곧 다남을 기원하는 뜻이 있다. 나무로 조각한 동자상은 예배용이 많다. 투박하고 다양하지만 불교 조각의 독특한 모습으로 주목된다. 쇠로 만들지 않고 목각한 것은 민간에 널리 친숙해진 토속 불교의 예배 대상으로서 수효가 많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동자상의 모습은 세련되어 있다. 실같은 눈을 감은 듯 뜬 듯 마음을 읽는 표정에서 신비로움이 감돈다. 받쳐든 쟁반에 천도 복숭아가 수북하다. 속세가 아닌 신선세계에 사는 동자의 모습이다. 

 옷차림도 이채롭다. 뒤로 흘러내린 옷자락은 땅에 닿을 듯하고, 노랑 초록 빨강 검정 파랑으로 채색됐다. 두 가닥 옷고름 아래로 접혀진 앞섶이 파격의 미를 더한다. 바지단에 이어진 두 발은 나막신을 신은 것처럼 뭉툭하다.

 옛사람이 상상한 이상적인 어린이의 모습에 온갖 신비로운 뜻을 감싸안은 형태의 목각이다. 대지에 단단히 큼직한 발로 딛고 선 자세에서 안정된 믿음의 넓이를 찾을 수 있다. 조선후기, 높이 33.6cm, 필라델피아미술관소장.【최성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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