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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 대국민 특별담화 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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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 대국민 특별담화 요지

입력
1993.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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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그동안 우리 쌀을 지키기 위해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그러나 국민에게 한 저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는데 대하여 그 책임을 통감하면서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동안 우리 쌀을 지키기 위하여 전국의 방방곡곡에서 성원해 준 국민 여러분께 더욱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저와 우리 정부는 어떻게 하든 쌀만은 지켜야 하겠다는 신념으로 있는 힘을 다해 왔습니다. 우리와 같은 처지에 있는 나라들이 많이 있었지만 오직 우리나라만이 미련하리만큼 홀로 남으면서까지 비장한 각오로 노력했습니다.

 정말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가 국제적으로 고립될 수밖에 없는 그 마지막 벼랑에까지 우리는 갔었습니다. 모든것을 잃을 수도 있는 한계상황에서 우리는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것입니다.

 쌀을 지키기 위해 GATT 체제를 거부하고 국제적 고아로 혼자 살아갈 것이냐, 아니면 GATT 체제를 수용하면서 세계화·국제화·미래화의 길로 나아갈것이냐 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저는 과연 국가 이익이 무엇인지를 놓고 대통령으로서 불면의 밤을 지새우며 고뇌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두가지 길 가운데서 국제사회 속에서의 고립보다는 GATT 체제 속의 경쟁과 협력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자유무역을 통해 경제적 성장과 국부를 신장시켜 나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진실로 「이제 이 길 밖에는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결단을 내렸던것입니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의 타결이 우리 민족에게 하나의 시련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이 시련을 이겨내기만 한다면 그것은 우리 민족의 거대한 도약과 발전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오늘의 치열한 국제경쟁앞에서 우리 내부의 국론분열과 정쟁은 우리 민족의 진취적 에너지를 스스로 소진하는 일일 뿐더러 변화와 개혁이라는 세계사의 큰 흐름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낙오하게 만들 뿐입니다.

 우리에게 시급한것은 농촌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개조하는 일입니다.

 농어촌구조개선을 앞당기는것, 농산물 개방과 관련한 이익을 농민에게 돌리고 우루과이라운드로 생기는 이익을 농촌에 환원하는것은 물론 농가보상, 농지를 비롯한 농업관련제도와 구조의 개혁등 종합적인 대책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저는 대통령으로서 우루과이라운드협상에 대비, 농업구조개선사업을 앞당겨 실시토록 하는등 농업경쟁력 강화에 노력해 왔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쌀개방을 감내할만큼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데 대해 매우 안타깝고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이제 정부를 비롯해서 우리 모두가 쌀 개방만은 한사코 막아야 하겠다는 그 열정과 애국심으로 개방속의 우리농촌을 구해내야 할것입니다.

 농촌과 농민을 향해 아픔을 함께 나누는 국민적 지원이 각 분야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것은 패배주의와 내부분열, 그리고 책임의 전가입니다.

 이제 우리는 세계 속에서 고립되지 않고 어떻게든지 힘을 합해 이 어려운 시대를, 냉엄한 국제현실을 이겨나가야 하겠습니다.

 오히려 무서운 각오로 다함께 경제를 살리고, 농촌을 새롭게 일구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저는 대통령으로서 쌀 수입개방을 막지 못한 죄책감을 가지고 더욱 더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그리고 이 나라를 일으켜 세우기 위하여 열심히 일하겠다는 겸허한 약속을 국민 앞에 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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