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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캔터 서로 “봐달라”통사정/제네바 UR협상 현지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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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캔터 서로 “봐달라”통사정/제네바 UR협상 현지표정

입력
1993.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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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대표들 녹초… 분위기 어수선/농민대표 농악대시위… 야의원 4명은 농성 ○…7일 하오 4시(한국시간 8일0시) 제네바 주재 미무역대표부에서 열린 한미협상은 전날 미·EC간의 철야협상으로 미국측 참석자들이 거의 녹초가 된 상태여서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한국측에서는 허신행농림수산부장관등 5명이, 미국측에서는 미키 캔터 무역대표부대표등 5명이 각각 참석한 이 회담은 캔터의 귀국일정 때문에 시간이 30분으로 제약돼 주로 수석대표들만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허장관은 한국의 특수한 상황에 대해 설명했으나 캔터가 계속 난색을 보이자 약 7분간 단독회담을 갖고 「직설적」인 접근을 시도했으나 미국측으로부터 결국 4∼5일후 다시 만나주겠다는 약속만 얻어냈을 뿐이었다.

 ○…미국의 UR 전략을 총괄하는 캔터대표는 지난 7월이후 거의 매일 강도 높은 협상을 벌여온 탓인지 손바닥이 모두 벗겨지는등 초췌한 모습이었다. 클린턴대통령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한 그는 한국측이 『한국을 좀 봐달라』고 사정하자 『한국이 미국을 봐달라』고 통사정했다고 우리측 관계자는 전했다.

 그가 한국측 요구에 대해 『그것은 내 선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대답하자 한국측은 클린턴의 지시가 있어야 하는 것으로 해석.

 ○…한호선농협회장등 한국농민대표 18명은 7일낮 12시께(현지시간) 제네바시내 유엔 유럽본부앞 광장에서 징 꽹과리등 타악기를 동원해 가며 농산물시장개방반대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영문으로 「최소시장접근반대」 「쇠고기를 살리자」 「한국농민을 죽이지 마라」는등의 구호를 새긴 띠를 가슴에 두르고 농악대복장을 한 선도자의 지휘에 따라 목청을 높여 현지인들의 시선을 모았다. 이들은 8일 낮에도 같은 장소에서 축협대표 15명, 야당국회의원 4명등과 합류해 다시 시위를 벌일 예정인데 스위스경찰의 시위허가를 받아놓은 상태라고.

 한편 조순승의원등 4명의 야당국회의원은 7일밤 제네바주재 한국대표부에서 미국의 수입개방압력중지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농성에 돌입했으며 전남도의회의장을 비롯한 지방의원 2명도 시위에 참여했다.

 ○…UR협상정부고위대표단은 7일하오(현지시간)의 「허―캔터」회담을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협상스케줄이 끝남에 따라 단장인 허신행농림수산부장관과 선준영외무부차관보, 김광희농림수산부차관보만 제네바에 남아 실무적인 마무리작업을 하고 강봉균경제기획원 대외경제조정실장과 림창렬재무부차관보 박운서상공부차관보는 귀국하려 했으나 8일아침 『전원이 마지막까지 총력을 기울이라』는 본부의 긴급훈령에 따라 오는 12일까지 전원이 제네바에서 활동하게 됐다. 

 이같은 전원 잔류방침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국내여론 무마용으로 풀이되지만 내년도 경제운용계획 수립등 국내에서 할일이 태산같은 이들 고위 정책실무자들이 특별히 하는 일없이 앞으로 5일동안 제네바에서 보내야 할 판.【제네바=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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