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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빠진 「희망회복작전」/미해병 소말리아상륙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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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빠진 「희망회복작전」/미해병 소말리아상륙 1년

입력
1993.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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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군준비속 평화회담 기대 9일은 미군이 「희망회복작전」이란 이름아래 「죽음의 땅」소말리아에 상륙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헬기와 수륙양용장갑차, 상륙정에 나눠탄 미해병 1진 1천8백명은 지난해 12월9일 새벽의 어둠을 가르면서 소말리아해안에 전격 상륙했다.

 당시 미해병의 소말리아 상륙작전은 기상천외한 발상으로 평가된 바 있다. 이 작전은 실행전부터 이미 전세계언론에 공개돼 미해병대가 소말리아의 모가디슈항에 도착할때 마중을 나온 이들은 소말리아인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몰려온 TV와 신문기자의 대규모 「언론 군단」뿐이었다. 미언론에서 선전했듯이 소말리아인들은 이들을 「해방자」로 반기지도 않았고 반군들도 이들과 즉각 맞서려 하지 않았다.

 미군의 가세로 유엔평화유지군의 활동은 일시 활기를 띠어 올해 2월까지 3개월정도 소말리아 일부지역에 식량을 보급하고 의료구제를 하는등 기아와 병고로 죽어가는 이들을 살렸다.

 그러나 소말리아 최대군벌 모하메드 파라 아이디드파는 외국군파병을 침략으로 간주, 틈나는대로 이들을 공격하며 괴롭혔다. 결국 6월5일 파키스탄군 숙소를 기습, 24명을 사살했다. 10월초에는 이들과의 전투에서 미군 18명이 사망하고 78명이 부상당하는 사태가 발생, 미국내의 철군여론을 고조시켰다. 특히 모가디슈 거리에서 미군포로의 시체를 질질 끌고 다니는 모습은 전세계인들을 경악시켰고 미국인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 여론에 밀린 클린턴미대통령은 급기야 지난 10월7일 내년 3월말 미군철수방침을 발표했다.

 철군이 임박한 소말리아에서는 유엔평화유지군을 대하는 두가지 얼굴을 찾아볼 수 있다. 수도 모가디슈를 중심으로한 도시지역에는 이들에 대한 증오와 미움으로 가득차 있다. 그러나 도심에서 조금 벗어나면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아이들과 농부들이 환호와 갈채로 이들을 맞이한다.

 미해병 상륙후 1년이 지났지만 소말리아에는 여전히 총성과 포성이 그치지않고 있다. 사회적 혼란과 부족간의 처절한 전투도 여전하다. 그러나 미군을 비롯한 외국군이 들어온뒤부터 각 파벌간에 「공멸은 피해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지난7일 평화회담이 시작된것이 유엔평화유지군의 가장 큰 공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박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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