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미대사관앞은 미국의 쌀시장 개방압력에 항의하는 농민·노동자·종교인들의 분노와 함성으로 가득찼다. 한국농어민후계자연합회 소속 농민들의 항의서한 전달을 시작으로 노동자·스님·불교도·목회자들의 항의집회와 서한전달이 하루종일 줄을 이었다. 『쌀개방 강요하는 미국은 각성하라』 『우리 농민 다 죽이는 미국은 물러가라』 『쌀은 주권이다. 주권포기 강요하는 미국은 물러가라』
상오 11시 반미구호를 외치는 한농련 소속회원 10여명이 광화문네거리에서 몰려들면서 분노의 외침은 시작됐다. 약식집회에 이어 농민대표들이 클린턴미행정부에 보내는 항의서한을 전달하려고 미대사관 정문으로 몰려갔다.
『6백만 한국농민들의 의사를 전달하러 왔습니다. 문을 열어주십시오』 대표들이 방문목적을 밝혔으나 대사관의 한국인직원은 『외교관행상 사전약속이 없어 안된다』고 거부했다.
하오 1시 전로대소속 노동자 30여명이 뒤를 이었다. 대사관 정문앞에서 시위를 하기위해 밀려드는 이들과 경찰사이에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으나 경찰도 충돌을 피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국민감정을 고려해야지…』
농민가를 외치는 항의방문단이 흔드는 피켓에는 미국에 대한 혐오의 감정이 짙게 배어있었다. 「NO AMERICAN RICE!」(미국쌀 사절!) 「KOREA IS YOUR DUPE?」(한국이 너희 봉이냐?)
이날 미대사관앞에서는 우리정부의 쌀시장개방방침이 UR협상을 주도하는 미국의 압력때문이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표출되고 있었다. 반미의 계절이 이렇게 다시 시작되고 있었지만 미국대사관은 아무 반응이 없었고 문은 굳게 닫혀져 있었다. 쌀시장 문단속을 하려면 이 정도는 돼야 한다고 알려주기라도 하듯.【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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