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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기간수입쌀」특별관리를(쌀전쟁 살길을 찾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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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기간수입쌀」특별관리를(쌀전쟁 살길을 찾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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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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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방임땐 국내산 쌀 경쟁력 상실/손실분 보전·한계농 전업대책 필요 제네바에서 열린 한미농림장관회담에서 우리나라는 쌀문제에 대해 개방을 하되 개방에 앞서 10년간 국내소비량의 3∼5%를 수입하는 조건으로 협상을 마무리짓고 세부적인 협의에 들어갔다. 이같은 협상내용이 다소 변동될 여지는 남아있지만 최소한 일본식 개방방식(초기 6년간은 4∼8%를 수입, 이후 관세화를 통해 완전자유화)보다는 유리한 조건이 될것임이 확실하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협상과정에서 쌀시장을 지킬 수 없다면 완전개방때까지의 유예기간을 늘리자는데 주력해왔다. 유예기간이 길수록 구조개선작업을 할 기간이 길어지고 또 쌀시장개방에 따른 국민적 충격을 다소 완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우리나라와 미국간의 협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의 협정문이 발효가 되는 오는 95년부터 쌀시장을 개방해야 하며 첫해에는 3%가량(1백8만섬) 반드시 수입하기로 되어 있다. 또 매년 전년도보다 0.22%가량씩  수입비율을 올려 유예기간이 끝나는 2004년에는 5%(1백80만섬)를 수입하고 2005년부터는 관세화로 개방하도록 돼있다. 

 유예기간중 수입쌀은 현재 5%인 현행관세로 수입된다. 따라서 국내가격의 25%수준에 불과한 미국·태국의 쌀이 수입될 경우 정부의 별도관리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국내에서 생산된 쌀은 경쟁력을 완전히 잃게 된다. 

 현재 정부에서는 2005년까지 유예할 경우 우리농가에 미치는 피해등 영향분석에 들어가 있으나 아직까지 완전한 합의안이 나오지 않아 구체적인 분석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예기간이 다소 길어진다는것은 당장 쌀의 대량 수입이 일시 연기되는것일 뿐 궁극적으로는 우리농업에 피해를 미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현재 쌀가격이 연평균 0.86%가량 상승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쌀시장이 개방되지 않을 경우 2005년께는 80㎏1가마 값이 현재 10만원에서 11만원으로 1만원가량 오를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최소시장접근방식으로 쌀이 수입될 경우 가격은 오히려 매년 7백∼1천5백원수준 하락, 2005년에는 1만원가량 떨어질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쌀이 완전개방되는 2005년께면 예상인상분 1만원을 포함, 농민들에게는 2만원가량의 소득손실이 예상되며 이는 농가소득의 4∼5%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또 개방의 충격으로 인해 농촌의 이농과 전작이 급속화돼 쌀의 자급률이 95%이하로 떨어질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촌사회학회의 최근 조사에서 농산물수입이 전면개방된다면 농민 57%가 이농과 전작을 할것으로 나타났다. 또 농사를 계속 짓겠다는 농민들중에서는 60세이상이 62%를 차지했으며 40세미만은 전면수입개방때 90%가 농업이 거의 불가능할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는 인적측면에서 농업생산의 기반이 완전히 무너진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쌀의 부분개방은 결코 악영향만 미치지 않는다. 쌀의 부분개방이 국내쌀값을 내리게 하거나 안정적으로 묶게 돼 국내 물가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소비자에게는 쌀값하락으로 이익을 준다는 것이다. 또 수매비축에 따른 재정부담감소로 양특적자를 해소할 수 있을것으로 보이며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는 한계농이 이탈해 쌀의 품질향상과 농업구조개선을 앞당길 수도 있는 계기가 될것으로 보고있다. 

 정부도 유예기간중 수입되는 최소시장 접근물량을 조달청이나 농협등 국영 또는 공사형태의 국가적 기관이 별도로 설립돼 수입쌀을 특별관리하고 이를 가공용등의 특수한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유예기간중 쌀시장개방에 따르는 농가경제측면에서의 피해를 많이 줄일 수 있을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UR협상이 타결되면 가격지지정책인 추곡수매제는 폐지되므로 이에 따르는 농민들의 피해도 클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농민들은 농가소득의 23%가량을 쌀생산으로부터 얻고 있고 또 쌀생산량의 25%이상을 추곡수매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농민들은 추곡수매가 없어질 경우 적어도 소득의 5%를 상실하게 되므로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할것이다.

 그렇지만 쌀을 유예후 개방한다 하더라도 완전개방후에는 외국쌀이 우리 국내시장에 쉽게 침투할것은 확실하다. 10년유예후 우리나라의 쌀값을 관세화로 보호한다고 하더라도 관세상당치가 계속 감소돼 2010년께에는 국내가격의 75%수준에 불과해 국내쌀이 시장경쟁력부분에서 크게 뒤질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박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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