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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해결 상당한 진척” 평가/미­북 뉴욕막후 접촉 내용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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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해결 상당한 진척” 평가/미­북 뉴욕막후 접촉 내용 뭘까

입력
1993.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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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제재유보 당분간 대화 계속”/「북 남북대화 태도변화」 불투명 북한핵문제에 대한 국제적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일 뉴욕에서 열렸던 미국과 북한간의 여섯번째 막후접촉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있다. 그러나 접촉내용과 관련,당사자인 미국은『약간의 진전이 있었다』거나『유엔 제재조치로 곧바로 들어갈 상황은 아니며 미북대화가 당분간 계속될것』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우리정부측도『충분하지는 않지만 검토할 필요가있다』면서『일부 미흡하고 일부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있는 실정이다. 한미양국이 공통적으로「50%의 성과」를 매기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접촉은 미국이 지난달 24일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설명한데 대해 북한이 자신들의 공식입장을 전달하는 자리였다. 따라서 당연히 북한측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으나 그 시기가 시사하는 바는 적지않다. 북한은 지난달 24일이후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등으로부터「조속한 반응」을 요청받고도「무반응」으로 일관해 왔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지난 3일 IAEA의 한스 블릭스사무총장이『북한의 의무 불이행의 폭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를 유엔에 통보해줄것을 요청한다』는 요지의 대북안건을 결정하자 거의 동시에 미국측에 이번 접촉을 제의했던것이다. IAEA의 이같은 결정은 북한이 지난 1일 IAEA이사회에 지극히 통상적 목적으로 제한하긴 했지만 IAEA의 사찰팀이 북한에 들어와도 좋다는 전문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결정됐다는 점이 북한에「부담」을 안겨주게된것 같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IAEA는 북한의 이러한 전문에 대해 『기존 입장고수를 천명한데 대해 유감을 표시한다』고 일축해버렸다.

 따라서 북한이 먼저 요청하고 내놓은「공식입장」은 일단 IAEA의 이러한 강경자세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즉 통상사찰에 대한 자신들의 기존입장을 다소 후퇴시킨 안으로 분석되고 있는 것이다. 최소한 IAEA와 이문제를 진지하게 협의하겠다는 수준의 약속을 내비친 것으로 보는것이다.

 북한이 IAEA와 진지한 협의를 하겠다는 것은 미북3단계고위급회담의 명백한 전제조건이기에 일단 이번 접촉의 긍정적인 측면, 혹은 검토할 필요가있는 부분인것으로 이해되고 있는것이다.

 반면에 북한은 이번의 막후접촉에서 남북고위급회담의 또다른 전제조건인 남북간 특사교환을 위한 대화재개 부분에 대한 언급이 없었거나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과의  수차례 접촉에서 『핵사찰을 받을 용의는 있으나 남북대화를 문제해결의 지렛대로 삼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때문에 한때 미북막후접촉에서는 일단 북―IAEA간의 대화라는 한가지 전제조건만이라도 해결하자는 분위기가 있었던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지난번의 한미정상회담에서 김영삼대통령이 남북대화재개라는 전제조건이 필수적임을 강조,이를 양국정상이 공동발표케 됐고 이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전한것이 이번의 미북접촉이란 점을 감안하면 북한이 남북대화재개부분에 어떤 형태로든지「소극적 장치」를 마련하려 했을것이란 분석은 현실성을 갖는 대목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4일 북한이 보인 「공식입장」과 관련,『핵사찰에 대한 종래의 입장에서 볼때 다소 나아진 점이 있으나 우리가 요구하고 있는 선행전제조건의 측면에서는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해주었다.또 미국무부의 크리스틴 쉘리부대변인이『미국은 북한이 표명해온 입장을 예의 검토중』이라면서『우리의 결정을 북한에 전달하기 전에 우방국들과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힌 부분도 북한이 이같은「50%의 승낙」을 갖고 나왔음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북한이『미국이나 IAEA와의 전제조건은 이행할 용의가 있으나 남북대화재개는 그 시기가 아니다』는내용의 최종안을 제시해왔을 경우 이에대한 우리정부의 대응은 또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게될것이다. IAEA의 핵사찰과 미북3단계고위급회담으로 북한의 핵투명성을 보장받게는 되겠지만 이러한 일련의 과정속에 우리의 입지가 자연스럽게 배제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번의 미북접촉으로 상황결정의 선택권은 다시 우리와 미국쪽으로 넘어온 셈이 됐다. 앞으로 미국과의 완벽하고도 긴밀한 의견조율을 통해 북한핵 문제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게 됐다는게 일반적인 견해이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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