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될것같다” 여야 모두 기대감/민자당/본회의 취소 대화해결 의지/민주당/의총서 이 대표에 힘몰아줘 급랭됐던 정국은 3일 협상국면으로 선회했다.여야는 이날 하오 늦게까지 예산안의 정상통과를 염두에 둔 활발한 절충작업을 벌였다.
여야는 전날의 날치기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과 이에따른 정치권공동의 부담을 의식한듯 대화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었다.
▷총무접촉◁
민자·민주양당은 하오부터 잇단 총무접촉을 가져 무언가 의견접근이 이뤄지고 있는듯한 분위기를 풍겼다.
특히 하오 2시께로 예정됐던 본회의가 양당총무접촉때문에 6시 이후로 연기됐다 다시 취소되는등 가시적인 협상분위기가 나타나자 양당의원들은 당방침에 따라 국회주변에 대기하면서도 한 가닥 기대를 거는 눈치였다.
양당총무는 오찬을 함께 하며 비공식접촉을 가진데 이어 하오 2시45분께 국회의장실에서 이만섭의장 주선으로 공식회담을 갖고 안기부법개정문제등 쟁점에 대한 절충을 다시 한번 시도했다.
민주당의 김태식총무는 회담에서『예결위와 농수산위 재무위통과를 무효화하고 다시 하자』고 요구했으나 민자당의 김영구총무는『어제 예결위에서 법정시한을 3시간 남기고 계수조정소위위원 명단도 내지 않았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강행처리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에 이의장은 다시『양당이 각자 조율시간을 갖고 이견을 좁힐 수 있도록 본회의를 6시 이후로 연기하겠다』고 밝혔으며 김민자총무도 6시까지는 강행처리를 시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민자당◁
민자당은 상오부터 고위당직자회의를 비롯, 각급회의를 잇따라 갖고 전날의 강행처리실패에 따른 예산안처리대책과 정국대처방안을 논의했다.
당초 하오2시에 개의될 예정이던 본회의에 앞서 하오1시30분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종필대표는『지난 30년간 보아왔던 국회의 모습이 오늘날도 그대로 재연되고있다』고 야당을 우회적으로 비난한 뒤『의원들은 참고 총무단의 지휘에 기꺼이 따라달라』고 당부했다. 김대표는 이어『어제 본의 아닌 격투가 있었으나 여야간에 한번 더 얘기할 여지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마지막 협상가능성을 시사했다. 김대표는『끝까지 성의를 갖고 상대당과 얘기하고 또 얘기하겠다』면서『그리고 표결로 우리의 의지를 선택할것』이라고「모양」과 「강행」의 두가지 전략을 강조했다.
그러나 민자당은 이날중에는 본회의를 열지 않기로 야당측과 합의함에 따라 4일 상오 9시30분 의원총회를 열기로 하고 하오 6시30분께 국회에 대기중이던 의원들에게 「상황종료」를 통보했다.
▷민주당◁
민주당은 3일 상하오에 걸쳐 두차례 의원총회를 열어 민자당의 날치기 재강행에 대한 대책을 숙의하는 한편 경색된 정국을 풀어나갈 수습책을 짜내는데 골몰했다. 민주당의원들은『민자당이 날치기를 재시도하면 다시 극력저지하는 수밖에없다』고 결의를 다지면서도『그러나 여야가 이제 냉정을 되찾아 새롭게 출발할 필요가 있다』면서 여당과 협상을 바라는 분위기였다.
의원들은 특히 이날 잇따라 열린 여야총무접촉결과를 주시하면서 이기택대표가 김영삼대통령에게 제의한 영수회담의 성사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었다.
이기택대표는 상오에 열린 의원총회에서『민자당의 날치기를 실력저지한 것은 불가피한 일이었지만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면서『여야가 국회에서 극한대결을 벌이는 사태는 어떠한 경우든 빨리 수습되어야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하오에 의총을 다시 열어 김태식총무와 정치특위간사인 박상천의원으로부터 그동안 여당측과 벌여온 협상전반에 대해 상세한 보고를 듣고 대응방향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의원들은 2시간여에 걸친 토론끝에 2일밤의 예산안 날치기처리저지를 계기로 대결정국이 협상정국으로 넘어왔다는데 대체로 의견을 모으고 여당과 적극적인 협상을 추진해나가기로 결정했다.
의총에서 다수 의원들이 협상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의사결정 및 창구의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제기,이기택대표와 당3역 및 정치특위간사인 박상천의원등으로 5인위원회를 구성해 협상권을 일임키로 했다.
이 위원회는 이대표가 주도해 운영, 안기부법개정안 및 추곡문제 협상을 전담키로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은 이어 하오 4시부터 국회대표실에서 최고위원간담회를 갖고 국회대책 숙의에 들어갔다. 당주변에는 대여협상에 전기가 마련되는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의장실◁
의장실은 전날의 국회파행사태에 큰 충격을 받은 듯 하루내내 무거운 분위기에 휩싸인채 여야의 동태파악에 분주했다. 특히 하오들어 여야간에 협상국면이 다시 전개되자 의장실은 협상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평소보다 30여분 늦은 상오9시30분께 등청한 이만섭국회의장은 전날의 파행사태에 큰 충격을 받은 듯 외부인사와의 접촉을 거의 끊은 채 강성재비서실장 최삼랑정무비서관등 참모들을 수시로 불러 대책을 숙의했다.【이계성·정광철·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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