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로 그린 한국화」에 애착” 20여년간 미국에서 활동하던 서양화가 한규남씨(49)는 지난해부터 서울에 머물면서 작업하고 있다. 『나는 연어 같은 화가이고, 서울은 내가 회귀할 조용한 샛강』이라는 그는 11일까지 유나화랑(545―2151)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뉴욕의 대도시적 이미지를 점묘 같은 다양한 단위의 색채로 형상화해온 그는 「십장생」같은 민화적인 구성을 거쳐, 지금은 수묵화 같은 단색조의 작업에 도달해 있다. 「산수」시리즈작업은 산수화가 그리고 싶어 하는 동양의 거대한 자연을 서양화적인 기법으로 나타내고자 하는 이채롭고도 의욕적인 작업이다.
『한국화적인 것을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내가 성장하면서 갖게된 문화적 원형에 가까이 있으면서 새로운 역사, 세계관, 회화관을 체득하고자 했고 지금은 어느 정도 그것이 이루어졌다는 생각이 들어 이쪽에서 먼저 전시회를 열게 됐습니다』
아크릴로 바위와 나무, 계곡, 산등을 그리고 칠한 뒤, 흰색을 무수히 덧칠함으로써 윤곽을 지우고 다듬어 가는 그의 그림은 눈이 많이 내린 날 아침 산사 주변의 풍경을 연상시킨다. 그 그림들은 수묵산수화의 정신성에 매우 접근해 있으면서도 서양화다운 육중한 물성을 드러내 보인다.
서울대 회화과와 미오하이오주립대 대학원을 나왔다. 회화작업을 하면서 연극 무대미술에 참여하고 조각강사를 지내기도 했다.【박래부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