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장 중재… 3역회담 잇달아/야선 철야농성 돌입 긴장고조 예산안처리법정시한을 하루 앞둔 1일 여야는 하오의 3역회담에 이어 심야총무회담을 열어가며 파국상태를 모면하기 위한 막바지 절충을 벌이는등 숨가쁜 행보를 거듭했다.
여야는 이날의 연쇄접촉에서 민자당의 강행처리가 가져올 정치적 부담을 십분 인식하면서도 표면적으로는 쟁점사항에 대한 기존입장을 완강히 고수하는 자세를 보여 막바지 줄다리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서도 이날 밤 국회주변은 협상결렬의 냉기류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양당은 협상결렬에 대비, 각각 강행통과와 실력저지의 준비작업을 늦추지 않았다.
○…민자당의 김영구, 민주당의 김태식 양당총무는 밤10시20분께 국회운영위원장실에서 회담을 갖고 쟁점타결을 위한 마지막 의중탐색작업을 벌였으나 결렬을 확인한채 회담결과를 지도부에 보고하기 위해 발길을 옮겼다.
양당총무는 이 자리에서 이에앞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놓고 타개책을 모색했다. 50여분에 걸친 이날 접촉에서는 그러나 민자당측이 안기부수사권축소와 관련, 내란죄수사를 삭제하고 간첩죄의 경우 보다 엄격한 제한을 가하자는 민주당측 요구를 거부함으로써 냉랭하게 끝나고 말았다.
김민자총무는 『이런식으로 나온다면 우리로서는 더이상 내놓을게 없다』며 법정시한내의 예산안 강행처리방침을 「통고」했고 이에 김민주총무는 『날치기를 한다면 우리로서도 최선을 다해 저지할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
○…저녁8시께 정치특위의 여당측 간사인 박희태의원과 야당측 간사인 박상천의원이 은밀히 접촉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민주당주변에는 극적타결가능성을 점치는 기대감이 고조됐다.
민주당은 저녁9시10분께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소집, 박상천의원의 보고를 들은뒤 민자당측의 제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최고위원회의는 그러나 1시간여동안의 비공개회의끝에 수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회의에 참석했던 박지원대변인은 『회의에서 수정안을 놓고 찬반 양론이 벌어졌으나 결국 기존입장을 고수해야한다는 강경론이 우세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앞서 민주당은 저녁7시30분께 국회 원내총무실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가 여당의 예산안 강행처리에 대비한 저지태세를 강화했다.
○…민자당은 야당측이 심야최고위원회의에서 안기부법개정에 대한 여권의 새로운 제안을 거부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실망의 반응을 함께 나타내면서 예산안등의 강행처리의사를 더욱 확실히 했다.
민주당측의 긍정적인 반응을 기다리며 의사당내 사무총장방에서 기다리고 있던 황명수사무총장 김종호정책위의장 김덕롱정무장관은 저녁11시10분께 김영구총무로부터 총무회담결과를 듣고 굳은 표정으로 대책숙의에 들어갔다.
회의를 마친뒤 황명수총장은 『나는 평소 매사를 희망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인데 이번만은 전망이 흐린것같다』며 야당의 태도에 실망을 표시했다.
○…여야는 이에앞서 이날 안기부법개정등 현안타결을 위해 상오에 3역간 개별접촉을 가진데 이어 하오에는 공식3역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3역회의는 안기부법개정과 관련한 의중탐색전에 그친채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한편 이만섭국회의장도 이날 상오 이기택민주대표를 의장실로 초치, 20여분간 대화를 나누면서 『나도 날치기를 안하겠으니 야당의원도 단상에 올라오지 않도록 노력해달라』며 원만한 국회운영을 당부했다. 이대표는 『해방이후 가장 든든한 의장』이라고 이의장을 치켜세우면서 안기부법개정의 필요성등을 강조했다.【신효섭·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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