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이어 인니신문도 말연총리 비난보도 전통적으로 어느 지역기구보다 굳건한 결속력을 과시해온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이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의 여파로 회원국간 불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시애틀회담불참에 이은 키팅호주총리와 마하티르말레이시아총리와의 감정싸움, 내년 APEC정상회담 의장국으로서의 인도네시아입장, 내년1월 동남아자유무역지대(AFTA)의 본격출범등 갖가지 요인이 얽히고 설켜 묘한 이해갈등을 빚고 있는것이다.
키팅총리가 마하티르총리의 시애틀회담불참에 불만을 토로하며 마하티르를 「고집쟁이」로 지칭, 양지도자간 감정싸움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하르토인도네시아대통령은 최근 내년 자카르타회담에는 마하티르총리가 참석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수하르토대통령은 『아세안의 분위기가 자카르타에서는 다를지도 모른다. 우리는 자카르타회담에서 APEC의 방향을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마하티르의 동참을 권고했다. 마하티르로서는 여간 예민한 문제가 아님에도 수하르토는 등떠밀기를 계속하고 있는것이다.
이어 호주를 방문한 수파차이 파나치팍디태국부총리는 『말레이시아가 제안한 동아시아경제협의체(EAEC)뿐 아니라 AFTA에도 호주가 참가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참가국범위를 재조정해야 할것』이라고 말해 말레이시아의 신경을 건드렸다.
이에대해 마히티르총리는 『AFTA는 아세안국가에 국한되어야 하며 호주는 아시아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AFTA에 참가할 자격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런 묘한 기류속에서 인도네시아의 유력일간지인 자카르타포스트는 시애틀회담을 평가하는 사설기사중 마하티르총리를 「냉소주의자」 「반대론자」로 표현해 물의를 빚고 있다.
말레이시아정부는 즉각 『이웃 국가지도자에 대한 불경스럽고 써서는 안될 그같은 어휘를 선택한것은 위험한 행위로 이러한 보도태도가 시정되지 않을 경우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것』이라고 공식항의했다.
이 사설은 APEC에 대한 말레이시아의 반대입장에도 불구하고 시애틀회담결과를 긍정적인것으로 평가했다. APEC의장국이 된 인도네시아의 입장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것이다.
또 키팅과 마하티르의 감정싸움이 불붙고 있는 와중에 호주는 인도네시아의 노동시장 발전을 돕는다는데 동의했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호주는 인도네시아정부에 노동자들의 권익을 도모하라는 압력을 행사하지 않을것』이란 뜻이다. 내년2월까지 인도네시아 노동자의 권익을 향상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경제제재조치를 취하겠다는 미국의 압력에 시달려온 인도네시아정부로서는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내년1월부터 본격시행될 AFTA도 아세안의 결속을 흐트러 놓을지 모를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행과정에서 서로의 입장과 이해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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