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소재 5공정권 인권탄압 고발 삼청교육대의 참상이 영화로 재현된다. 서윤모감독이 최근 제작에 착수한 「닭모가질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5공말 출간돼 손에서 손으로 건네져 베스트셀러가 됐던 정충제씨의 삼청교육대체험수기 「삼청교육대 악몽의 363일」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삼청교육대사건은 5공군부세력이 사회악 일소라는 명분아래 5만여명의 민간인을 재판절차없이 불법구금, 강제사역시킨 사건으로 5공정권의 초법적인 폭력성을 증거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된 바 있다.
이 작품의 원작자인 정충제씨(당시 부산 엄궁국교교사)는 80년 여름방학기간에 기관원에 의해 집에서 강제연행된후「국가와 사회기강을 해치는 사회악」으로 분류돼 2년의 감호조치처분을 받고 전방에서 1년여를 강제사역당한 삼청교육대출신이다. 그는 교장의 육성기금모금요구에 반발한것이 악몽의 세월을 보내게된 주된 배경이라고 수기에서 밝히고 있다.
서윤모감독은 정씨의 수기를 본후 영화화를 기획했으나 6공하에서는 뜻을 이루지못하다 문민정부가 들어선후 작업을 본격 추진하게됐다고 밝혔다. 서감독의 이같은 계획이 주변에 알려지자 삼청교육대 피해자와 가족들은 앞다투어 자신들의 체험과 억울한 사연을 알려오며 이번에야말로 삼청교육대의 실상을 밝혀 명예회복을 시켜줄것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삼청교육대에 끌려온 사람들이 모두 억울한 사람들은 아닙니다. 범법자도 있고 큰 죄를 짓지는 않았지만 평소 행실이 좋지않아 사회의 지탄을 받거나 주위의 원성을 산 사람들이 많았지요. 그러나 그렇게 험한 곳에 끌려갈만큼 악질이 아닌데도 이해관계에 얽힌 주위의 모함이나 당국의 실적주의에 걸려 억울하게 끌려가 지옥고생을 한 사람들도 적지않은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서감독은 이처럼 억울하게 끌려온 사람들의 체험담을 통해 인간이 인간에게 얼마만큼 잔인해질 수 있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의 최악조건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지를 사실감 높게 그려내겠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이 영화의 제작사인 대신영화사(대표 서승률)측은 제작비 9억여원을 투입, 이달중으로 캐스팅을 마무리하고 내년초 본격적으로 촬영할 예정이다.【김경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