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지속적인 추진에 큰 도움될것” 우리나라 검찰이 부패와의 전쟁이 한창인 이탈리아로 사정수사 「수업」을 떠난다. 마니폴리테(깨끗한 손)라는 이름아래 정계 재계 관계 군부는 물론 비밀정보기관에까지 대대적 부패척결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탈리아검찰의 노하우를 배우자는 취지이다.
대검 검찰연구관 박태규검사와 법무부검찰국 최재경검사는 30일 출국, 다음달 11일까지 11박12일동안 이탈리아검찰의 사정활동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한편 현지 검찰의 사정수사기법 및 경험을 수사검사들로부터 직접 듣고올 계획이다. 박검사등은 마니폴리테운동을 주도하는「작은 3총사」 디 피에트로, 콜롬보, 다비고검사도 만나 사정활동의 현황을 중점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디 피에트로검사는 사회당 밀라노지구당의 수뢰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쳐 정계거물인 크락시사회당당수의 측근 키에사씨를 구속, 「돈키호테검사」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마니폴리테운동의 불을 댕긴 이탈리아의 국민적 영웅이다.
지난 4월 슬롯머신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박철언국민당의원(51)을 구속한 서울지검 강력부의 홍준표검사가 「홍피에트로」 「돈키호테검사」로 불린것도 디 피에트로검사의 밀라노지구당 수뢰사건 수사솝씨를 따온것이다.
이탈리아검찰은 지난해 2월부터 지금까지 2천6백여명의 고위공직자·국회의원·기업인등을 체포 또는 조사해 국민적 지지를 받아왔다. 이탈리아검찰이 정치인에게 뇌물을 준 최대 국영기업 IRI그룹 경영진등 거물기업인과 뇌물을 받은 거물정치인·고위공무원을 구속한 점등은 우리검찰이 신정부출범후 벌여온 슬롯머신사건·율곡사업비리·동화은행비자금사건등에서 거물급들을 구속한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이탈리아검찰은 행정부에 소속돼 「검사동일체」의 원칙에 따라 상명하복관계인 우리 검찰과 달리 사법부소속으로 수사상 독립성이 확보돼 있다. 근무지역에 관계없이 전국 어디서나 검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점도 다르다.
고위공직자가 수사중지 압력을 넣고 뇌물을 돌려주는 경우 형을 면제해 주자는 법안마저 나올 정도로 방해공작이 만만치 않지만 이탈리아검찰은 단호히 뿌리치고 사정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대검관계자는 『박검사등의 이탈리아검찰연수는 우리 검찰의 지속적 사정수사와 검찰제도개혁 추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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