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이후 인적·경제교류 활발/중영향력 거부 신뢰감 높인듯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가 최근들어 날로 호전되어갈 뿐만 아니라 경제부문을 중심으로 보다 긴밀해져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북한 핵문제 해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8월 한중수교로 냉각될 대로 냉각되었던 북한―중국 관계가 지난 7월27일 한국전쟁 휴전협정 40주년기념일을 전후해 호전되기 시작했다는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중국은 북한에 인접한 단동시에 중국의 최고실권자 등소평의 친필현판을 붙인 참전기념탑과 기념관 개막식을 거행했고 뒤이어 정치국 상무위원인 호금도를 단장으로 한 친선사절단을 평양에 파견한 바 있다.
이를 시발로 양측간의 인적 교류는 눈에 뛰게 활발해졌다. 그중 중요한것만을 예로 들면 중국측에서 9월중순 왕미빈정치국후보위원겸 전인대상무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전인대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했고 11월1일에는 중국국방대학 정치위원 이문경중장을 단장으로 한 중국인민해방군 대표단이, 11월5일에는 홍학지중국정협부주석을 단장으로 한 정협대표단이 직접 평양을 방문했다. 북한측에서도 지난 22일 김영환중앙재판소 제1부주석을 단장으로 한 북한 사법기구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했다.
이러한 인적교류외에도 양측은 기회있을 때마다 상대방을 추켜세우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9월9일 북한 정권수립 45주년을 축하하는 사설을 1면에 게재했다. 그런가 하면 북한의 김일성주석 역시 중국 치하에 인색하지 않았다. 그는 9월16일 전인대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부유한 국가가 된것이 우리를 고무시킨다』며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중국과의 관계가 최악의 국면이었던 지난 3월4일 김정일이 중앙통신에 교서를 발표, 중국의 개혁노선을 비난했던 사실을 상기해보면 중국의 개혁노선에 대한 북한의 인식이 1백80도로 전환된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김정일은 3월의 교서에서 중국을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으나 『사회주의 경제를 위해 당과 국가, 노동자계급의 주도를 부인하고 대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선택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표현을 통해 중국을 맹렬히 비난했었다.
북한과 중국의 관계개선과 비례하여 경제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
올들어 7월까지 양국간의 교역량은 5억7천만달러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가 늘어난 액수이다. 북한측에서 보면 수출액은 1억6천만달러, 수입액은 3억7천만달러이다. 지난 6월에는 북한의 나진―선봉지구 개발과 관련한 「항만·도로확장공사및 호텔건설에 관한 합의서」가 양국간에 체결되었으며 10월6일에는 「경제무역 협조 의정서」가 평양에서 조인됐다. 이어 지난 8일에는 역시 평양에서 지난 59년에 체결된 양국간의 「항공운수 협정」을 대체하는 새로운 협정이 체결됐다.
지난 22일과 23일 북경에서 중국과 북한측이 각각 주관한 가운데 북한―중국경제무역합작 협정 체결 40주년 기념행사가 잇달아 열렸다. 중국측이 주관한 기념행사에는 이철영부총리가, 북한측이 주관한 기념행사에는 이람청부총리가 참석하는등 중국측은 이 기념행사에 깊은 관심을 표현했다. 또한 중국을 방문한 북한 사법기구대표단이 북경방문에 앞서 광주, 주해, 심천 그리고 하문등 경제특구지역을 방문한것등도 북한측으로서는 전례없는 일이다.
중국은 북한핵문제 해결과 관련, 서방측의 긴박한 인식과는 달리 느긋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김일성의 태도가 변하지 않았다는것이다.
김은 지난 7월이래 중국방문단을 직접 영접해오고 있으며 중국의 개혁·개방에 대해 전례없는 호의를 표시하고 있다. 심지어 중국으로부터 「배우려는듯한 자세」마저 보이고 있다.
북한 핵문제 해결에 대한 중국측의 낙관론과 영향력행사 주문에 대한 중국의 일관된 거부입장표시는 북한의 중국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준것으로 보인다.【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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