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농산물분야 양보가능성 시사/국제적 고립우려 불도 신축자세 7년간을 끌어온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이 15일의 최종시한을 보름앞두고 미국과 유럽공동체(EC)및 1백20여 당사국간에 전부문에 걸친 막바지 교섭으로 치닫고 있다.
아직까지도 UR가연내에 타결되리라고 믿을만한 구체적인 조짐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UR가 결국 좌초하고 말것이라는 비관론 역시 확실한 근거가 없다.
전세계는 금주에 벌어질 미국과 EC, 또 EC 내부의 협상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EC와 미국간의 협상결과는 사실상 UR의 성패를 좌우할것이며 두 대륙간 협상추이는 각나라간의 쌍무협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UR의 성패를 구체적으로 예측해 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협상은 1일과 2일 브뤼셀에서 열릴 미·EC간 교섭이다. 이 협상에서 양측은 지난22일 워싱턴회담에서 드러난 상호입장을 기초로 구체적인 타협안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최후의 담판」을 벌일것으로 보인다.
이 회담은 몇가지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양측은 지난 워싱턴회담에서 아무런 합의를 보지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건설적이었다』고 밝힌바있다. 양측이 「건설적」이라는 표현을 쓴것은 처음이다. 이 회담후 양측 실무진들은 워싱턴에 남아 세부협상을 계속해왔다.
일부보도에 의하면 미국은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인 농산물분야에서 양보가능성을 비친것으로 알려졌다. 미·EC간 협상의 관건은 EC가 94년부터 6년간 국가보조금을 받는 농산물의 수출액을 21% 줄인다는 「블레어하우스」협정의 수정인데 EC내 최대농업국인 프랑스는 이 협정에 강력히 반발해 UR타결전망을 어둡게 해왔다.
양측은 이밖에도 관세인하, 시장접근, 시청각, 항공, 강철등 분야에서도 대립하고 있으나 농업부문의 타결은 다른 분야에도 결정적인 해결의 전기를 마련해 줄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더이상 UR협상을 지지부진하게 끌어갈 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기대감은 크다. 미의회의 비준성공으로 인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완성은 세계자유무역과 시장개방에 대한 클린턴행정부의 협상력을 크게 강화시켰고 전후 최대의 경기침체에 허덕이고 있는 유럽은 UR타결이 가져올 경제효과에 기대감을 걸고있다. 「검은 수요일」로 묘사되는 15일의 협상실패는 세계경제를 뒤흔들어놓는 서곡이 될것이라는게 일반적 관측이다.
EC는 2일 각료이사회를 긴급 소집, 미·EC간 협상결과에 대한 최종입장을 정리한다. 12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협상결과를 수용할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고 협상이 순조롭지 못할경우 새로운 타협안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금주협상이 완전실패하면 마지막 기회는 오는 10∼11일 브뤼셀에서 열릴 EC정상회담이 될것이다. 이에앞서 EC내에서 UR타결에 가장 적극적인 독일은 내달1일 불독정상회담에서 프랑스를 설득하는데 최대한 노력할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내에서도 UR가 실패하면 세계적 비난과 책임, 국제적고립을 감수해야 하고 미국의 즉각적 보복이 뒤따를것이라는 점에서 이제는 신축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여론이 대두하고 있다. 프랑스는 10∼15일 의회에서 UR문제를 논의한다는 새로운 전략을 세웠다. 이는 클린턴행정부가 미의회로부터 15일까지의 「신속처리권한」을 위임받은것과 같은 방어용이자 대외압력용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발라뒤르총리의 우파정부가 정부신임안과 성격이 같은 의회표결에 정치적 생명을 걸고 UR를 해결하려는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이같은 모든 정황을 감안할때 시한을 보름앞둔 현시점에서 UR타결은 조심스런 낙관론쪽으로 선회하고 있다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파리=한기봉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