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실시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출제문항의 내용은 우수했으나 제도의 성격과 운용면에서는 개선해야 할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하오 서울YWCA 묘우당에서 열린 YWCA Y틴부 주최 세미나「대학수학능력시험, 바른 교육의 길인가」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서울대 조영달교수(사회교육학과)는 2차례에 걸쳐 실시된 대입수능시험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조교수는 출제문항의 내용에 대해 『암기식문제 유형을 탈피해 사고력을 측정하기에 적절하고 참신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으나 『2차시험의 일부문항이 1차의 문제형식을 그대로 복사하고 있는점등은 개선돼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교수는 「통합교과적이고 탈교과적으로 고등정신을 측정, 대학교육적격자를 선발한다」(교육월보 1993.4월호)는 수능시험의 성격규정은 심각한 논리적 모순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탈교과」「통합교과」라는 용어의 개념이 지나치게 모호해 자칫 고교교육 자체를 포기하는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고 교육의 결과여야할 평가를 통해 교육현장을 지배하려는 생각은 본말이 전도된것이라고 비판한다.
조교수는 또 언어, 외국어 수리-탐구등 영역구분도 현 고교교육과정에 맞지 않을뿐아니라 사회, 과학과목을 포괄하는 수리-탐구영역의 경우 배점이 지나치게 적어 국·영·수 위주의 입시공부를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교수는 먼저 수능시험의 성격을 시민적 기본자질과 사고력을 평가하는 고등학교 학력검정시험으로 전환할것을 주장했다.
또 ▲문제의 우수성을 지속적으로 보장하고 교육현장에 파급시키기 위한 「수능시험 교수―학습 상담실」운영 ▲6개부분으로 나뉘어진 교과과정에 맞는 출제영역의 다양화 ▲독자적인 시험결과 전산처리·채점·연구분석기구 확보등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조교수는 2차례 실시하고 있는 현행 제도의 운용에 대해서도 난이도조정실패등을 들어 문제를 제기, 문항수를 늘리되 시험을 이틀에 걸쳐 실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편 YWCA는 이날 세미나에서 토론된 내용을 정리해 교육부에 수학능력시험 개선방안을 건의키로 했다.【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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