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주변에서는 김영삼대통령의 방미외교성과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져가고있다.27일의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김대통령의 외교성과를 놓고 강도높은 여러 비난이 쏟아졌다. 이기택대표는『외형에 치우친 실속없는 외교』라고 말했고「외화내빈」「얻은것은 없고 잃은것만 많은 허세외교」라는 혹평들이 줄을 이었다.민주당의원들의 말을 듣다보면 열흘 가까이 신문과 방송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김대통령의 방미외교는「성과」보다 오히려「실패작」으로 다가서는 느낌이다. 한의원은「1905년 을사조약이후의 최대의 외교졸작」이라고까지 주장했다. 정부가 주요성과로 내세우는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는 예외가 아니다.외교문제에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하는 한 최고위원은 오히려 북한핵 문제를 원점으로 되돌려 버렸다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그동안 미국과 북한간에는 일괄타결이니 포괄적접근이니 하는 상당한 의견접근이 있었는데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그동안의 의견접근이 도리어 유실되어 버렸다는것이다.
쌀시장개방등 통상문제에 이르면 비난의강도는 더 심해진다.청와대측은 정상회담에서 쌀문제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민주당의원은 없다. 핵문제를 양보받는 대신 쌀등 통상문제에서 대폭 물러섰다는것이 민주당의원들의 시각이다.
이부영의원은 이를 미국에 완전히 당한 꼴이라고 표현했다. 미국은 늘 그랬듯이 핵문제를 계속 증폭시킨뒤 이를 지렛대로 삼아 우리에게서 많은것을 얻어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의원들은 이같은 외교적 실패의 원인을 외교철학의 빈곤, 앞날을 내다보는 혜안의 결여에서 찾았다. 한의원은 『이번의 외교적 실패는 감각으로 하는 외교의 한계이며 준비없는 외교의 위험성을 잘 보여준것』이라며 김대통령의 외교스타일을 문제삼았다. 원래 APEC에 소극적이었던 미국이 이번에 아태국가들의 정상들을 불러들여 성대한 잔치를 벌인 속셈을 미리 간파하지못하고 극진한 대우에 많은 국익을 내주었다고 지적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여야가 따로 있을수없는 외교사안에서 이처럼 극단적 시각차가 노정된다는것 자체가 우려해야할 대목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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