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인민회의 등 전국적 규모 3가지/“백%참석·백%찬성”독려 노래보급도/투표전날 마을잔치… 당일 발표 북한은 지난21일 전국에서 일제히 도(직할시) 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실시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어김없이 99.9% 투표율에 1백% 찬성률을 나타냈다고 북한 중앙선거위원회가 발표했다.도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계기로 북한의 선거제도를 살펴본다.
북한에서 선거는 내부결속을 과시하는 계기이자 일종의 축제성격을 띠는 행사이다. 이번에도 『선거를 높은 정치적 열의와 빛나는 노력적 성과로 맞이하자』라는 구호아래 1백%참가, 1백%찬성을 독려하는 노래를 보급하는등 행사가 계속돼왔다.
북한의 대의제는 최고인민회의와 도(직할시)인민회의, 시(구역)인민회의등으로 구분되며 임기는 각각 5년과 4년이다. 따라서 전국규모의 선거는 3차례 있는 셈이다. 이번 선거는 지난89년11월 실시한 선거로 선출된 대의원들의 임기가 만료된데 따른것.
북한의 선거구는 최고인민회의의 경우 인구 3만명당 1명의 대의원을 선출하고 지방인민회의는 인구 3백∼3천명 범위안에서 임의로 결정된다. 현재의 제9기 최고인민회의는 지난90년 4월22일의 선거로 뽑혔으므로 오는 95년 임기가 만료된다.당시 발표된 투표율은 99.78%,찬성률은 1백%였다. 현재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수는 6백87명, 도인민회의 의원은 3천5백20명, 시·군 인민회의 대의원은 2만6천7명이다.
후보자는 기업소 종업원회의, 협동농장 농장원회의, 주민회의에서 추천하는 형식을 취하나 실제는 당조직부에서 선거구마다 한명씩의 후보를 사전에 내정한다. 그러나 후보자가 모두 노동당원은 아니며 지역주민의 신망도등을 참작해 직종별, 단체별로 안배되므로 추천과정에서 다소나마 여론수렴의 기능을 수행한다고 볼 수도 있다.
후보추천이 끝나면 투표소 입구에 후보의 경력을 소개하는 포스터가 내걸린다. 농촌등에서는 투표전날부터 주민들이 모두 모여 노래와 춤을 추며 잔치를 벌인뒤 다음날 일찍 투표를 마친다. 따라서 투표는 대개 전국적으로 낮12시 이전에 끝나며 결과 역시 수시간내에 TV, 라디오등 언론매체에 발표된다.
북한의 선거는 일반, 평등, 직접 및 비밀의 원칙에 따라 시행된다(헌법제6조) 고 규정돼 있으나 물론 실제 운영상 특별한 의미가 없고 최소한도의 의사표출기능도 수행치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반의 원칙」을 강화키 위해 북한은 지난72년 헌법개정을 통해 선거권 및 피선거권을 만20세에서 17세로 낮췄고 67년부터 재일동포들도 「조선공민」으로 규정해 선거권을 부여했다.
북한은 과거 투표함을 찬성과 반대로 분리한 흑백투표함제를 실시했으나 62년부터 비밀투표제를 보장키위한 단일 투표함제를 채택해왔다. 그러나 찬성의 경우 투표지를 그대로 접어서 함에 넣고 반대할 경우만 기표소에 들어가 표시를 하도록 돼 있어 반대표를 던지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고인민회의 선거의 경우 찬성률이 지난57년 99.92%를 기록했던것을 마지막으로 7번의 선거에서 단한번도 1백%를 기록치 않았던 적이 없다.
이번에 뽑힌 지방대의원들은 법적으로 ▲지역 경제발전계획 승인 ▲예산승인 ▲인민위원회 및 행정경제위원장 선거·소환 ▲재판소 판사,인민참심원 선거·소환등 권한을 갖고 있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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